“오늘 2년간 맡았던 이사장 임기가 끝납니다. 돌이켜보면 가정의학과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학술대회도 의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훌륭한 분들과 학회 활동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2년간의 임기를 마친 조경환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고대안암병원)은 지난 3일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학회의 내부 결속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표했다.
조 이사장은 먼저 지난 2년간 이뤘던 업적을 가정의학과 전공의 지원율 회복과 학회 참여 기회 증가라고 꼽았다.
지난 2013년 기준 전공의의 가정의학과 지원율은 78%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학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의학과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각 병원의 소개 영상과 게시글 등을 학회 차원에서 인터넷에 게재하고 홍보문서를 배포했다. 그 결과 2015년 지원율은 90.7%까지 올라갔다.
“내가 있던 곳만 해도 12명 중 2명이 그만두더라. ‘(가정의학과는)돈이 안된다’는 이유였다. 이 말을 듣고 우리나라의 의료교육이 돈을 버는 사람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돈을 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학회의 역할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수련병원 소개, 가정의학과 지도전문의들의 메시지 등을 학회 차원에서 인턴 등에게 알리고 학회가 직접 홍보해준 결과 충원률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조 이사장은 “학회 내에 전공의들을 위한 부스를 세우고, 전공의들이 학회의 발표를 맡는 세션을 따로 만들었다”며 “그 결과 SCI급의 좋은 논문도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참가자가 많아 발표자를 추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임기동안 이룬 또 다른 업적이 학회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Application) 제작사업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 만든 앱에는 강연자의 목소리와 강의 내용을 담은 슬라이드를 함께 넣어 현장과 동일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같은 시간 진행되는 여러개의 강의를 한 번에 청취할 수도 있다.
학술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은 대회 이후 저장된 강좌를 다시 듣기로 청취할 수 있다. 해당 강좌는 유료로 제공돼 학회지 및 학회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조 이사장은 “논문을 추려 학회지를 제작하고 인쇄물을 만드는 것에 비해 앱 개발 및 운영비가 최대 3분의 1가량 저렴하다”며 “앱을 이용해 비용은 줄이고 학회 내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임기 동안 여타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호소했던 정부의 지원 미비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의료시스템에 국가적인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2년동안 집행부가 해결하지 못했던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기 집행부에서라도 계획을 세우고 (가정의학과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정의학과 뿐만 아니라 우리 의료체계 전반이 정부로부터 좀 더 보호받고 체계화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