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할말 많은데… 의사·약사 목소리만 전달”
“우리도 할말 많은데… 의사·약사 목소리만 전달”
환자 매체 창간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7.08 2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의료전문지가 약 70여개 정도 됩니다. 그런데 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는 거의 없어요.”

최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가 인터넷 매체 ‘환자리포트’를 만들었다. 기존 언론과 달리 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다.

안기종 대표는 “현재 언론(전문지)들은 환자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대한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등의 목소리만 듣는다”며 매체 창간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초 있었던 대한의사협회의 파업은 안 대표가 매체를 창간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됐다.환자들도 의사들처럼 의료민영화를 반대했지만, 의사들이 환자진료를 거부하는 파업은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환자들의 목소리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의사들이 파업을 한다고 하니 환자들이 불안해하는 데도 불구하고, 어떤 언론도 환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않았어요. 기자회견도 했는데 기사화가 많이 되지 않았죠. 이때 우리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 하나는 내자는 생각을 하게 된거지요.”
 

▲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

안기종 대표는 “보건의료계 관련 이슈는 그쪽(언론)에서 알아서 하지만 환자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우리도 할말이 많다”며 “처방전 리필제를 예로 들자면, 의사협회에서 약사를 공격하면 약사회에서 일인시위 하고 반대한다. 약사회는 해야 된다고 하고, 의사회는 안맞다고 하고. 사실 환자들이 당사자인데 두 그룹이 장난치는 걸로 보인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안 대표는 “천연물 신약도 얼마나 중요한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 사용하는 것과 천연항암제인 넥시아에 대해서도 우린 할 말이 많다. 그런데 이런 것들에 대해 한의사와 의사들만 이야기 한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약사 명찰 착용 의무화가 폐지된 것에 쓴소리를 했다. 

안 대표는 “오제세 의원이 약사들 명찰하고 가운 다 없앴다. 우리는 가운에는 관심이 없고 명찰에 관심이 있다. 이거 지금 신경림 의원실이 관심 갖고 있다. 법안까지 발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경우 환자리포트에서는 설문조사 해서 다수 찬성이 나오면 기획기사를 쓴 뒤, 댓글 많이 붙으면 출력해서 정책제안서로 만들어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사고, 우리 입장에서 다루겠다”

환자 입장에서 만들어지는 매체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로 안기종 대표는 “의료사고에 대해 다루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가 예를 든 것 중의 하나가 최근 서대문구 S병원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다. 의료사고로 한 아이가 사망한 사건인데, 사고 뒤 보호자가 가서 1인시위를 하니까 원무과에서 여러 명이 나와 겁도 주고, 회유도 하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는 등 심하게 대응을 하더라는 것이다.

“가보니까 병원이 대응 메뉴얼이 있는 것 같아요. 원무과에서 직원들 데리고 나와서 겁도 주고, 회유도 하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는 걸 봤습니다. 누가 옆에서 사진 찍으면 집회라고 하고, 방송국 기자 오니까 불법집회라고 해요. 옆에서 보고만 있었는데, 당신 누구냐고 하기에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라고 하니까 당황하더라구요. (내가) 1인시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직원이 나와 위협하느냐고 하니까 다 가라고 하고, 자기(원무과 직원)도 가더라구요. 3분 쯤 지나니까 경찰이 왔는데, 1인시위만 하고 있으니까 전화 한통 하더니 가더라구요.”

안 대표는 “의료사고 피해자가 전과자 되는 경우가 많다.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환자가 병원 앞에서 1인시위하면 이래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공익적 의료사고를 다룸으로서 병원에 압박을 주거나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점 등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기종 대표는 “환자 미디어가 필요한 이유는 환자들이 진실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어서이다. 환자가 의료사고를 당하고, 이를 언론에서 다루려면 모든 것을 진실하게 이야기 해줘야 하는데 불리한 것은 빼 놓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기사가 나가면 환자측에 나중에 불리한 내용이 나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

“우리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입장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진실이 무엇인지 접근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전문성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진심이 뭔지, 뭐가 빠져 있는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환자만이 환자를, 의사를 바꾼다”

그렇다면 그는 매체 운영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이루려는 것일까. 안기종 대표는 ‘변화’를 언급했다.

“우리 슬로건이 ‘환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환자 뿐이다. 의사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사람도 환자 뿐이다’라는 겁니다. 환자가 뭐가 좋고 불만인지 의사에게 전달하면 의사도 변하게 됩니다. 환자는 환자 이야기를 잘 듣습니다. 전문성은 부족한지 몰라도, 우리 수준에 맞게 하면 잘 따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자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의료계와 환자의 대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요.”

과연 안 대표의 말대로 환자 중심의 미디어가 환자와 의사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