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30여명 ‘폼페병’ 치료할 수 있다”
“국내 환자 30여명 ‘폼페병’ 치료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제이한 교수 “진단까지 최고 30년 … 조기발견이 중요”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6.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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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근육질환인 폼페병은 진단의 지연과 오진이 (치료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제이한 교수는 국내 환자가 30여명에 불과한 ‘폼페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폼페병’은 환자 및 의료진의 인식이 부족해 진단하는 데에만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의 시간이 걸리는 매우 드문 희귀질환이다.

38명의 후기발병형 폼페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증상때문에 처음 병원을 방문한 시점으로부터 평균 7년 후 병을 확진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5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환자 3분의 1은 확진소요기간만 5년~30년이 걸렸다.

이처럼 진단이 지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후기발병형의 증상이 다양하고 비특징적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신경근육질환의 증상들과 겹쳐, 다른 근질환으로 오인하게 한다. 오진될 수 있는 질환의 수는 20여개 이상으로, 재진단을 통해 확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제이한 교수

 

 

그러나 제 때 진단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타격은 크다. 폼페병은 리소좀 효소의 하나인 α-글루코시타아제의 결핍에 의해 발병하는 희귀한 유전성 리소좀 축적장애다. 팔·다리의 근육이 손상되어 보행의 어려움을 겪거나, 호흡기 근육이 손상되면서 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1세 이하에서 나타나는 영아발병형은 주로 심근육의 손상이 나타나, 보통 1년 내 심각한 심장부전으로 사망에 이른다. 1세 이후 발병하는 후기발병형은 영아발병형에 비해 느린속도로 진행되긴 하지만, 사망자의 평균 연령이 56세일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환자 삶의 질도 떨어져, 환자 절반(53%)은 휠체어나 호흡보조기구 등에 의존해 생활하며, 4명 중 1명은 이 두 개 보조기구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경근육질환 중 유일하게 특이치료제가 존재한다는 것. 진단을 통해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질병의 진행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완치할 수 없어도 건강한 삶 가능”

 

▲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제이한 교수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제이한 교수는 “과거에는 신경근육과 관련된 병의 대부분이 제대로된 치료법이 없어 진단의 의미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폼페병은 다르다. 완치할 순 없어도 어느 정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치료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폼페병 치료제는 젠자임의 ‘마이오자임주’. 폼페병은 리소좀 효소인 GAA가 부족하거나 결핍돼 발병하는데, 알글루코시다아제알파를 이용한 효소대체치료(ERT)를 통해 부족한 GAA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

제이한 교수는 “ERT 치료는 임상연구를 통해 생존연장과 심장 및 근골격계 기능 향상효과를 입증했다”며 “영아발병형 환자 대상 연구결과,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아동환자의 생존율은 굉장히 낮은 반면,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환자가 생존했다. 또 영아발병형의 특징 중 하나가 심장이 커지는 것인데, 약물치료를 계속한 결과 심장의 질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0명의 후기발병형 환자를 대상으로 6분 동안 걷는거리와 폐기능을 평가한 연구결과에서도, 알글루코시다아제알파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위약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고, 폐기능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환자들, 치료법 있다는 사실 몰라”

제이한 교수는 “치료제가 출시된 지 3~4년밖에 안돼 아직 많은 사람들이 폼페병 치료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며 “폼페병은 진단도 쉽고, 의미 있는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RT 치료는 질환의 진행정도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심장계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골근육계 반응 역시 조기치료, 즉 심각한 근육손상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최적의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조기 치료할수록 생존율 개선 … 신생아 스크리닝 해야”

제이한 교수는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를 빨리 시작하게 되면,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보았다”며 “후기발병형의 경우 생존율보다는 진행되는 정도를 늦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진행을 안정화 시키고, 폐기능과 근육의 기능을 도와 잘 걷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대만은 신생아 스크리닝(검사) 프로그램을 도입해, 신생아의 폼페병 유병 여부를 100% 알 수 있다.

제이한 교수는 “국가차원에서 스크리닝을 하려면, 효과가 있다는 조건을 입증해야 하는데, 대만이 세계 최초로 입증했고, 지난해 미국도 각 주별로 도입해 스크리닝을 시작했다”며 “한국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신생아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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