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간극은 있다. 그러나 처음 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고, 암 환자와 환자 가족의 문화적 성숙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은 7일 오후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유방암 환자의 일상을 다룬 영화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 시사회가 끝난 후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실제 유방암 환자가 왜 고통스러운가에 대한 설명 부족 등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충분히 포함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2년 동안 왜 짜증을 냈었는지 알 수 없지만, 40대 후반의 유방암 환자들은 폐경기 증후군을 겪고 관절염·불면증 등으로 고통받기 마련”이라며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이같이 설명했다.
스마일 어게인은 유방암이라는 아픔을 공유한 숙향(배우 소희정)과 진주(배우 민지오)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유방암 환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조명한 작품.
웃음치료사였으나 2년의 유방암 투병생활을 하며 웃음을 잃었던 숙향과 숙향의 팬이면서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된 젊은 댄스 강사 진주가 서로에게 힘이 되며 웃음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투병생활로 멀어지는 부모-자식간, 부부간의 문제도 다뤄진다.
◆ 힘겨웠지만 문을 열었다.
조주희 센터장은 “현재도 교육자료는 많지만 기존의 자료들은 공감대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며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환자 가족과 일반인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영화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유방암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브라보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된 이번 영화는 배우와 감독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조 센터장은 “1년의 제작 기간 동안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박유영 감독부터 작가, 배우 등 120여명의 영화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을 끝내기까지 경제적인 부분 등 어려운 점을 겪으며 힘겹게 문을 열었는데, 앞으로 5~10분짜리라도 제 2, 3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유방암 환우끼리의 경험담 공유가 중요
유방암은 국내에서만 한 해 1만 5000여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동시에 2000여명이 세상을 떠나는 무서운 병이다. 암 진단을 받고도 직장을 그만 둘 수 없는 가장 역할의 여성에게도, 결혼 전의 젊은 여성에게도, 또는 남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조 센터장은 “유방암은 단순히 의학적 관점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심리학적 질병이기도 하다”며 “환자들에게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의 경험담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영화가 끝나고 이어진 환자 인터뷰를 보면 30대 여성이 투병 생활 중 남자친구가 있어 용기가 됐다는 등의 솔직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투병 과정을 얘기하는 것이 치료를 시작하고 투병 중인 환자들에게 희망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경험담 공유는 쉽지 않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인터뷰 섭외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그는 “인터뷰 동의를 받는 데 힘들었다. 가족이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주희 센터장은 영화 제작 등을 위해 3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 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책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
‘스마일 어게인’은 유튜브<링크>와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