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號, 출범 1주년 자기 평가는?
노환규號, 출범 1주년 자기 평가는?
“초심 잃지 않은 것에는 긍정, 회원과의 불통은 부정” … “조직강화 주력할 것”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5.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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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회무에 미숙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올해는 이러한 점을 반성하고 새로운 2기 집행부를 구성하는 등 의협 조직 강화에 힘쓰겠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 1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올해 새로운 2기 집행부를 꾸리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노 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혔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제도개혁을 위해 노력한 점과 더 많은 정보를 통해 의료계를 좀 더 정확히 진단하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의료계 문화와 회무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인한 소통문제, 개혁 드라이브의 속도 문제, 포괄수가제 저지를 위해 결정한 1주일 수술연기를 무기한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아쉬움을 내비쳤다.

“열심히 일한 1년이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부분 후회가 함께한 1년이었다.” 노 회장의 이 같은 짧은 소회는 주마등처럼 지나간 1년 동안의 많은 일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음은 노 회장과 기자회견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 노환규 의협회장

-. 왜 의협회장이 의협에만 들어가면 똑같아지느냐(무기력해지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밖에서 활동할 때보다 안에 들어와보니 훨씬 더 두텁고, 더 높고, 더 많은 벽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반면 더 많고 무거운 족쇄들이 의협회장의 발에 채워져 있음을 알게 됐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러한 장애요소들은 필수적으로 전략의 수정을 가져오게 되고, 수정된 전략이 당장 절박한 회원들의 기대에 못미쳐 그러한 평가들이 나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 앞으로 회무 방향을 어디에 가장 비중을 둘 것인가?

“조직 강화에 크게 비중을 둘 것이다. 조직이란, 첫째는 대한의사협회 산하기구들과 회원의 조직을 뜻하고, 둘째는 대한의사협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조직을 뜻한다. 조직 강화는 가장 우선돼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회무에 미숙한 상황에서 여러 의료현안에 대처하느라 후순위로 밀려 있었는데, 올해에는 가장 중점을 둘 것이다.”

-. 2기 집행부는 어떻게 구성되나?

“새로운 이사가 4~5명이 영입되는 수준으로 중폭의 개편이 있을 예정이다. 의료계에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을 만나지 못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해외진료봉사도 중요하지만,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 협회를 이끌어 나가려면 회원들의 신뢰가 굉장히 중요한데, 신뢰회복을 위해 어떠한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둘 것인가?

“많은 분들이 반발자국 앞장서서 회원들을 리드하는 것이 회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하지만 과연 그것만이 옳은 방법인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지난 1년간 충격요법을 의도적으로 썼는데 그로 인해 회원들의 신뢰를 많이 잃기도 했지만, 사회로부터는 의사에 대한 이해와 신뢰도를 거꾸로 얻은 부분이 있다. 앞으로는 회원들과 좀 더 호흡하는 1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최근 대의원총회를 겪은 소감은?

“의협 회장이 된 후 맞는 첫 번째 대의원총회였다. (전에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대다수 대의원들이 의협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덕분에 올바른 결정들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대의원총회를 겪으면서 대의원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의학회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대거 불참하거나 일찍 자리를 떴다. 그분들 중 몇 분께 이유를 물어봤더니 ‘실망이 너무 커서’라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구체적인 이유는 못들었지만 대략은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한의사협회가 개원가의 이익을 대표하는 단체로 이해되서는 안될 것이다.

대의원은 집행부를 심판하고, 집행부는 대의원들에 의해 심판을 받는 모양의 대의원총회는 지양돼야 한다. 죄인을 심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를 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도의사회 임원들이 대의원직을 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지금처럼 대의원회가 중앙 집행부를 심판하는 기능을 한다면 더욱 그렇다. 시도의사회 임원들도 함께 책임을 지는 집행부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제사항보다는 권유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대의원총회의 결정을 수행하는 이들 역시 시도의사회가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회원들의 외면을 받지 않는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는 것은 굳은 소신이다.”

-. 페이스북 등 회장의 소통 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가 됐는데?

“SNS에 대해 대의원들이 지적한 부분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온라인 소통을 줄이고 오프라인 소통을 늘려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 주장에 대해서는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의사 포털사이트에는 글을 거의 안쓰고 있다. 페이스북은 예전보다 조금 줄였고, 더욱 신중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SNS 소통은 장점도 많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특히 의대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의협회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의료현안이고 협회장 입장은 무엇인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돼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무관심했던 의료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이해하게 됐다.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을 중단할 생각은 없고, 대의원들의 우려를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 앞으로 정부와의 관계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 모두 지금까지 이어져온 불신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 이것은 정부와 의사협회 양쪽 모두 잘 알고 있으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보다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그러나 관료주의적 사고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그 부분이 간간이 충돌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계에도 여전히 정부에 의존하는 소극적 사고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지금 의협은 새정부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정부와 대화를 통해 제도개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권한이 있는 정부의 결정권자는 잘못된 제도가 갖고 있는 세부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반면 세부적인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실무자는 결정 권한이 없는 상태여서 속도가 매우 더디다.

반면 의료계는 절박한 상황이다. 현재는 대화를 통해 빠른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인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의료계는 다시 강경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정부가 저수가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고 제도개선에 대한 방향성을 옳게 인지하고 있는 만큼 6월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신뢰가 또 다시 깨어진다면 양측 모두 불행한 시기를 맞게 될텐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대회원 설문조사에서 응답회원의 97%가 투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만큼 지금의 제도는 의사들이 인내하기 어려운 제도다.”

-. 진주의료원 방문 등 예전과 다른 의협의 행보에 대해 말이 많은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각종 제도에 정치적 정서와 스탠스가 결부돼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극단적으로 분류한다면 국민의 절반이 보수이고 국민의 절반이 진보라 할 수 있다.

국회도 마찬가지고 언론도 그렇다. 경제적인 의료보다 최선의 의료를 선택해야 하는 의사들의 속성상 진보보다 보수적 가치를 지향하는 성향이 있으나, 진보의 순가치 조차 외면한다면 제도개혁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보수와 진보 양쪽의 순가치를 의료적 입장에서 인정하고 공감할 때 제도개혁을 위한 의사들의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의협의 재정이 파탄 위기이고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것에 대한 입장은?

“의협의 재정위기는 늘어나는 지출과 줄어드는 수입의 결과에 기인한 것이다. 늘어나는 지출의 원인은 협회 조직의 확대와 업무량의 증가, 그리고 직원들의 호봉상승에 의한 인건비 순증 때문이다. 줄어드는 수입의 원인은 회비를 강제할 수 없는 제도, 오랫동안 반복됐던 의협 집행부의 방만한 경영과 횡령의혹, 의협에 대한 실망 등이 큰 이유다. 그런데 회비를 내는 사람들로만 협회가 유지되고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을 대폭 줄이고 개인비용 지출을 늘리는 등 재정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회장 개인적으로도 급여를 연간 1200만원 줄였고 차량리스비와 보험료 약 2500만원을 개인 부담했으며 법인카드 사용도 5분의 1 이하로 줄였다.

전체 법인카드 사용의 절감액은 전 집행부에 비해 약 6억3000만원에 달한다. 집행부가 회원들의 회비를 투명하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이제는 회원들이 집행부에 믿음을 주고 회비를 납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전체 회비 중 중앙회비는 3분의 1에 불과하고 3분의 2는 지역의사회에 납부되고 있는데, 지역의사회의 주된 역할이 제도개선보다 친목에 국한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 회원들이 부담스럽게 느끼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회비 납부방식을 개선하고 보다 많은 회원들이 저렴한 회비를 납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 노환규 의협회장이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범 1주년 소회를 밝히고 있다.

-. 한의약 단독법에 대한 견해는?

“사회는 의사와 한의사 간 대립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다. 한의시장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어서 일부에서는 한의계의 고사를 염려하고 있고 그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도 의무이지만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제도를 막는 것도 의사의 의무다. 한의약 단독법과 관련해서 의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 일환인 것이다.

한의약단독법은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는 어처구니 없는 법안이다. 한의협 회장에게 이러한 법안이 나올수록 의료일원화를 위한 계획들이 더 멀어져간다고 전한 바 있다.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꼭 이뤄져야 한다. 전 세계에서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에 대해 이원화된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의료이원화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해 의협 내부에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 있나?

“이미 리베이트와 관련된 상세한 기준은 공정위가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현실을 전혀 담보하지 못하는 규정들을 세부적으로 마련했다. 의협이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현실이다.

협회가 구체적인 지침이나 기준을 만들 의지는 있으나, 우리들의 목소리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정부는 예방에는 관심이 없고 어떠한 결과가 나와야지 대책을 세운다. 지금 이대로의 리베이트 쌍벌제가 잔존한다면 제약업계와 의료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의료와 제약산업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모든 나라에서 의료계와 제약산업계의 긴밀한 교류를 가급적 해치지 않고 보장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은 절대 희망이 없다. 지금까지 의료계는 그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했다. 좀 더 상황이 악화되면 그제서야 정부가 뒤늦게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 최근 배경택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지난해 포괄수가제 시행 이후 특별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오는 7월 종합병원으로 확대해도 별다른 저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대한 의협의 입장은?

“배 과장 말 중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는 것은 맞지만,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은 틀렸다. 7월부터 대형병원에 적용되는 7개 질환 포괄수가제에 대해 의협은 적극적인 반대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전략을 바꿔 의원급·중소병원에 한정해서 포괄수가제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를 모아 역공할 계획이다.”

-. 약사회와의 관계 설정은?

“의협과 약사회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부분도 있지만 함께 노력할 부분도 많다. 특히 수급의 불균형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전체 요양급여 재정 중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것이 병원 8·의원 2인데, 약국도 문전약국 8·동네약국 2이다. 이것은 공통된 문제인만큼 이 불균형에 대해 의협과 약사회가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서로 쌓인 불신으로 인한 현안이 많은데, 이러한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의약발전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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