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회장, 딱 한번 장관 만나더니 … 휴폐업 계획 전격 철회
노환규 회장, 딱 한번 장관 만나더니 … 휴폐업 계획 전격 철회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12.05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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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7일로 예정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전면 휴폐업을 유보했다. ‘유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휴폐업 철회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두 번의 토요휴진 투쟁에서 개원가들의 60% 이상이 동참할 만큼 호응이 높았는데, 다시 이러한 투쟁동력을 얻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의협이 휴폐업을 잠정 철회(의협식으로는 유보)한 명목상 이유는 4일 노환규 회장과 임채민 복지부 장관의 만남에 있다.  지난 5월 1일 취임한 노 회장은 그동안 임 장관과의 만남을 위해 노력했지만,  복지부측은 의협의 진성성에 의문을 표하며 회동을 거부해왔다.  그런면에서 이번 만남은 노 회장 취임 8개월 만에 이뤄진 첫 상견례라고 볼 수 있다.

복지부는 이날 만남에서 의협을 전문가단체로 인정하고  의협도 보건의료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것이 송형곤 의협 대변인의 설명이다. 임 장관은 “복지부뿐만 아니라 건보공단, 심평원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송 대변인의 이날 설명은 의사들의 입장에서보면 매우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듣기에 따라서 복지부가 이제야 의협을 전문가단체로 인정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임장관의 이러한 약속(?)을 계기로 의협은 4일 저녁 ‘전국 의사 대표자 연석회의’를 갖고 다음주부터 예정된 개원가 전면 휴폐업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휴폐업 철회기간은 최단 3주에서 최장 3개월로 의협은 이 기간동안 복지부와 협상을 통해 7대 요구사항을 하나둘 관철해가겠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의협이 복지부측에 전달한 7대 요구안은 ▲수가결정구조 개선 및 수가협상 거부권 명시, 협상 결렬시 합리적 기준안 마련 ▲상시 의정협의체 및 의료제도 선진화를 위한 특별협의체 구성 ▲성분명처방 추진 중단 ▲총액계약제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 개선 ▲전공의 법정 근무시간 제도화 ▲병원신임평가 기관 신설 또는 이관 등이다.) 



▲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일행이 4일 임채민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있는 복지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의협의 이번 결정은 투쟁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는 노환규 회장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장이 단식까지 해가며 개원가의 투쟁 참여를 호소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싱겁게 내려진 결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장관 한번 만나더니 (휴폐업 계획을) 철회했다. 실망했다.  용두사미로 끝난 것 아니냐.  임기만료를 앞둔 장관을 만나서 협상을 하기로 했다는 것 외에 (실질적으로) 이뤄진 게 없지 않느냐. 구두약속은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의협이 뭘 믿고 휴폐업을 철회했는지 의아해하는 의사들도 있다.

“임 장관은 (이명박 정권 임기가 끝나면) 조만간 떠날 사람이다.  (구체적 협의사항도 없는 상황에서) 떠날 장관이 의협을 전문가 단체로 인정하겠다 말했다고 해서 휴폐업을 철회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봐도 말이 되느냐”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을 노환규 회장 집행부의 출구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선국면에서 휴폐업을 해봤자,  여론의 지지는커녕,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원가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모든 게 바뀔 수 있다”며 “지금의 투쟁은 의사들의 피로감만 누적시킬 뿐이다.  7대 요구사항은 하루이틀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음 정권에서 약속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의협이 결정을 잘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송형곤 대변인은 4일 밤 연석회의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만남은 노 회장 취임 후 첫 독대인 만큼 일종의 상견례라고 보면 된다”며 “서로와의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가긴 했지만 모든 것을 밝히기에는 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아닌 것 같아 밝힐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그는 의협 집행부를 믿고 2번의 토요 휴무에 돌입한 개원의사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협상에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은 집행부가 지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번 투쟁을 중단 내지 포기라고 이야기하는 회원들이 있을 것이다. 이번 싸움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뛰어들었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은 집행부에서 지기로 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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