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남성을 볼 때는 그냥 '사람'으로, 여성을 볼 때는 특정 신체 부위를 주로 관찰하게 되는 성향이 있다. 이러한 관찰성향은 일반적으로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무고한 남자들에게 잠재적 성희롱 혐의를 씌우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몸을 관찰하게 되는 성향은 남녀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며, 이는 인간의 뇌가 관찰대상이 되는 사람의 성에 따라 이미지를 다르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유럽 사회심리학 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 여성의 몸이 대상화되는 것은 사회학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DNA구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26일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시선을 보낼 때 뇌는 그 대상을 통째로 하나로 받아들이거나, 구성요소들의 합으로 인지하는 2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남성의 이미지가 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전체적(global)' 인지과정에 의존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관찰대상 남성은 하나의 통합된 개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성의 이미지가 보여질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분적(local)' 인지과정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상을 다양한 부분들의 조합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미 네브래스커-링컨대 새러 저베이스 교수는 "부분적 인지과정은 우리가 집, 자동차 등의 일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데, 인간의 뇌는 여성을 이러한 사물들과 같은 방식으로 부분적으로 분해해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남녀를 막론하고 여성의 몸은 부분의 중요성이 부각되도록 보여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결과는 남성 사진과 여성 사진에서 확연히 다르게 나타났다. 여성의 섹시한 신체 부위는 부분 부분을 독립적으로 보여주었을 때 더 쉽게 기억된 반면, 남성은 몸 전체를 보여주었을 때 더 잘 기억됐다.
저베이스 교수는 "남자들이 여성을 신체의 특정부분으로 인식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여성을 같은 방식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베이스 교수는 "결과는 남녀 모두 동일하게 나왔지만, 여성의 몸을 부분적으로 관찰하게 되는 동기는 사뭇 다르다"며 "남성은 여성을 잠재적인 짝짓기 상대로, 여성은 다른 여성을 자신의 경쟁상대로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