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택의 ‘남성(男性)이야기’ (15)
이정택의 ‘남성(男性)이야기’ (15)
발기부전이 아니라 조루? 정액 줄줄 새는 ‘유정’
  • 이정택
  • ljt0402@hanmail.net
  • 승인 2012.03.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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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
올해 37세인 양형두(가명)씨는 결혼 10년차인 건강한 남성이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영업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아지고, 본인도 술을 싫어하지 않는 터라 마셨다 하면 ‘고주망태’가 될 정도로 마시면서 최근 문제가 생겼다. 바로 성기능인데, 최근 삽입 전이나 삽입 중간에 자동차 시동이 꺼지는 것처럼 발기가 사그라드는 것이었다. 몇 번 그런 일을 겪고 나자 사정 시간도 3분을 넘기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문제는 그 원인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조루와 발기부전은 모두 남성 성기능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지만 간혹 두 기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헷갈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양씨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양씨는 발기부전이 아니었다.

사실 그의 발기부전은 다소 양상이 독특했는데, 성적(性的) 흥분시 발기는 잘 유지되고, 강직도도 나쁘지 않았다. 성욕도 좋은 편이었고, 아침발기는 물론, 야한 동영상을 볼 때 반응도 여느 건강한 남성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고민 끝에 찾은 비뇨기과에서는 음경혈관이나 음경해면체 근육에는 이상이 없으며 기질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진단을 내리고 심리적인 문제에 의한 ‘심인성(心因性) 발기부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씨는 특별히 성관계 중 긴장하는 성격도 아니고 부인과의 성생활도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심인성이라고는 해도 치료방법에 대해 막막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들린 한의원에서 심인성발기부전이 아니라 ‘조루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조루증으로 판단이 내려진 근거는 그가 지나가듯이 “2~3년 전부터 조금만 흥분돼도 요도에서 분비물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 말에 있었다. 보통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되면 쿠퍼액이라고 해서 약간의 물이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는 정액의 일부가 새듯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양씨가 겪는 증상을 한의학적으로는 ‘유정(遺精)’이라고 한다. 유정은 일종의 무력성 사정행위로 굳이 따지자면 조루증으로 분류된다. 남성이 사정을 하게 되면 음경해면체 근육의 힘이 빠지고 음경에 가득차 있었던 동맥혈이 정맥으로 빠져나가면서 발기가 사그라드는데, 사정 후에는 자극을 주어도 발기가 되지 않는 ‘무반응기’가 형성되기 때문에 마치 발기부전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유정의 원인은 생식기의 기능이 쇠약해져서 단단하게 잡아매지 못하기 때문이다. 치료는 한방에서는 생식기의 기운을 보자기로 잘 싸 잡아매듯 하여 정액의 쇠약성 누출을 방지하는 고신삽정(固腎澁精)의 원칙에 따라 치료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 경우 구판, 지모, 황백, 원지, 숙지황, 산수유, 산약, 연자육, 백복신 등을 주원료로 하는 약물을 처방한다. 이 약물에는 조루증 외에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수면불량, 성행위 후 발생하는 골반통, 피로 해소 효과가 있는 처방이 포함된다.

이 같은 증상은 과거에는 흔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동의보감 등 대표적 한의서에는 유정과 관련된 원인과 치료방법 등이 다양하고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음주, 과도한 성관계, 지나친 두려움, 불안, 공포 등을 원인으로 제시한다.

양씨의 경우는 음주가 바로 문제였다. 원인이 밝혀진 후 술을 줄이고, 치료를 받은 결과 한달 보름 정도 넘어가는 시점에서 거의 정상화 됐다.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 걸리는 조루증 치료에 비춰보면 원인을 찾아 더욱 빨리 치료 효과를 거둔 경우에 해당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사정시 쾌감이 약해지고 흥분만으로도 분비액이 많아져서 팬티를 적실정도라면 유정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최근 성관계나 자위행위가 많았거나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유정은 초기에는 한동안의 금욕생활로 어느 정도 회복을 거둘 수도 있으므로 평소에 유정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체크하면 도움이 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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