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남 승리로 끝난 한미사이언스 주총 … 소액주주 결정적 역할
장·차남 승리로 끝난 한미사이언스 주총 … 소액주주 결정적 역할
정기 주주총회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 신규 이사 5명 선임 … 모녀 측은 전원 탈락

OCI 통합 반대 측 이사회 과반 차지 … 임주현, OCI홀딩스 사내이사 후보 자진사임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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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2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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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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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꼽히던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차남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최대주주의 표심 대결에서는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소액주주들은 임종윤·종훈 형제를 선택했다. 이들 형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대해 온 만큼, 두 그룹사의 통합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 화성시 소재 라비돌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안건, 재무제표 승인 안건, 이사보수 한도의 건 등을 결의했다.

이날 주주총회의 핵심은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이다. OIC와의 통합 여부를 두고 대척점에 서 있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과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서로에게 유리한 후보들을 각각 내세웠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구성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사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 등 4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 측은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을 사내이사 후보를, 주주제안 측은 임종윤·종훈 형제 사내이사 등 5명의 후보를 내세우며 지분 대결에 나섰다.

앞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은 친인척, 재단, 국민연금 등 우호지분을 42.67%까지 확보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지를 포함해 40.56%의 우호지분을 모집했으나, 송영숙 회장 측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회장 측의 후보들이 이사회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실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결과, 이러한 관측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소액주주들이 임종윤·종훈 형제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임종윤·종훈 사장 측 인사가 모두 이사회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는 각각 52% 내외의 찬성표를 얻으며 출석 의결권 수 과반의 찬성표를 받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 사봉관 변호사 등 주주제안 측이 제안한 다른 후보 3명도 비슷한 찬성표를 얻으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와 달리 사측이 제안한 이사 6명은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48%의 찬성표를 얻으며 과반에 미달했다. 사측이 제안한 나머지 후보 4명도 찬성표 과반을 얻지 못해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우호지분 비율이 40.56%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지분 13.64%를 보유한 소액주주 대부분이 이들 형제에게 찬성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석 가운데 5석을 차지, 이사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게 됐으며, OCI그룹과의 통합도 저지가 가능해졌다.

양 그룹사의 통합 무산이 기정사실화하자 OCI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주총 직후 통합 중단 방침을 알렸다.

OCI홀딩스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형제, 모녀에 화해 손길

송영숙·임주현 경영참여 여부 미지수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날 주총이 끝난 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들 형제는 주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기쁠 줄 알았는데 기쁘지는 않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어머니(송영숙 회장)와 여동생(임주현 부회장)이 이번 계기로 많이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같이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녀 측이 경영에 계속해서 참여할지는 현재로서 불투명하다. 한미그룹은 지난 26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해임을 강행한 데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장녀인 임주현 사장을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뒤를 이을 적통으로 지목,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승계를 확정하려 했기 때문이다.

송 회장이 이끄는 한미그룹 측은 이날 주총 결과와 관련해 “주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주주들과 전·현직 한미그룹 임직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한미에 대한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29일 열리는 OCI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안이 상정될 예정이었던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이 끝난 뒤 OCI홀딩스 사내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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