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Tradjenta, 성분명: 리나글립틴·linagliptin)의 특허 만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트라젠타’와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연이어 허가받으면서 시장 경쟁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대원제약의 ‘트라리틴콤비서방정’(성분명: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의 2가지 용량(2.5/750mg 및 2.5/1000mg)과 알리코제약의 ‘라니글듀오서방정’(성분명: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의 2가지 용량(2.5/1000mg 및 5/1000mg)을 전문의약품으로 허가했다.
두 약물의 대상 적응증은 리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의 병용투여가 적합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다.
‘뉴젠타씨알정’과 ‘리나로엠서방정’의 성분 중 리나글립틴의 오리지널 제제인 ‘트라젠타’는 독일 베링거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과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공동 개발한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 억제 당뇨병 치료제다.
지난 2011년 9월 식약처로부터 ‘트라젠타’를 허가받은 베링거잉겔하임은 이듬해 ‘트라젠타듀오정’(성분명: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2017년에는 ‘에스글리토정’(성분명: 리나글립틴+엠파글리플로진) 등 복합제를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후 ‘트라젠타’ 제품군은 국내에서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자랑하는 한국베링거잉겔하임의 대표적인 간판 제품으로 등극했다. 2021년 기준 ‘트라젠타’ 단일제와 복합제의 합산 원외처방액은 1307억 원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매출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의약품은 다수의 제약사들이 군침을 흘리며 제네릭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트라젠타’ 제품군도 수많은 국내 제약사들의 공략 대상이 됐는데, 그중에서도 리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네릭 복합제 개발이 더욱 눈에 띈다.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복합제의 판매량이 단일제보다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관 아이큐비아(IQVIA) 기준 2021년 ‘트라젠타’와 ‘트라젠타듀오정’의 매출은 각각 514억 원, 573억 원으로,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인 ‘트라젠타듀오정’의 매출이 50억 원 이상 컸다.
지금까지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리나글립틴 성분을 포함한 단일제와 복합제 제네릭은 모두 220개다. 이 가운데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제네릭 복합제는 이번에 허가받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뉴젠타씨알정’과 한림제약의 ‘리나로엠서방정’을 포함 총 156개에 이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일부 제약사는 리나글립틴에 미분화(Micronization) 기술을 적용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분화는 약물의 입자 크기를 줄여 체내에서 더욱 쉽게 용해 및 흡수되도록 생체 이용률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이다.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리나글립틴의 일반적인 경구 생체 이용률은 30% 남짓에 불과하다. 이러한 리나글립틴에 미분화 기술을 적용하면 생체 이용률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제약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허가를 취득한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제네릭 복합제 156개 중 미분화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이번에 허가를 취득한 대원제약의 ‘트라리틴콤비서방정’ 및 알리코제약의 ‘라니글듀오서방정’을 비롯해 올해 1월 허가된 한미약품의 ‘리나글로메트서방정’ 등 총 21개다.
‘트라젠타’의 특허는 오는 6월 8일 만료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와 동시에 제네릭 단일제와 복합제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 당뇨병 치료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