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킨사’, 소포림프종 적응증 획득 ... BTK 억제제 시장 경쟁 열기 후끈
‘브루킨사’, 소포림프종 적응증 획득 ... BTK 억제제 시장 경쟁 열기 후끈
FDA, 소포림프종 치료제로 ‘브루킨사’+‘오비누투주맙’ 허가

업계 1위 ‘임브루비카’ 위상 흔들 ... 한미약품, 새로운 복병 등장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3.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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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킨사캡슐80밀리그램[사진=베이진코리아 제공]
브루킨사캡슐80밀리그램[사진=베이진코리아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중국 베이진(BeiGen)의 ‘브루킨사’(Brukinsa, 성분명: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가 BTK(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 중 최초로 소포림프종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관련 시장의 경쟁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업계 1위인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Ibrutinib)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BTK 시장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7일(현지 시간), 이전에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림프종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서 ‘브루킨사’와 B세포 표적치료제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의 병용요법을 가속 승인(조건부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베이진이 실시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ROSEWOOD)의 데이터를 근거로 접수했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두 가지 이상의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림프종 환자 217명을 대상으로 ‘오비누투주맙’ 단독요법과 ‘브루킨사’+‘오비누투주맙’ 병용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7월, ‘BGB-3111’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브루킨사’의 ROSEWOOD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ROSEWOOD 연구에 등록된 국내 환자는 총 4명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브루킨사’+‘오비누투주맙’ 병용요법은 ‘오비누투주맙’ 단독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전체 반응률(ORR)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평균 12.5개월의 관찰 기간에서 ‘브루킨사’ 병용요법 투여군은 68.3%의 ORR을 보인 반면, 대조군은 45.8%에 그쳤다.

‘브루킨사’ 병용요법은 관찰 기간을 20.2개월로 확대했을 때 환자의 생존을 소폭 더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킨사’ 병용요법군과 대조군의 ORR은 각각 69.%, 45.8%였다.

‘브루킨사’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이전 연구에서 도출된 데이터와 일치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은 설사, 피로, 발열 등으로 ‘브루킨사’군과 대조군의 발생율은 유사했다.

 

‘임브루비카’ 시장 지위 흔들릴 것

소포림프종은 비호지킨림프종의 아형이다.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종양 세포가 소포와 같은 소결절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체 림프종의 약 20%를 차지하는 흔한 종양이지만 한국에서는 약 3% 가량으로 드물게 나타난다.

소포림프종은 대표적인 저등급 지연성 림프종으로, 천천히 자라고 천천히 퍼지는 특성을 가진다. 환자의 10년 전체 생존률은 약 71.3%로 공격성 림프종에 비해 장기 생존률이 높다.

반대로 말하자면, 기존의 화학요법이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를 겨냥하는 기전인 만큼, 소포림프종은 이러한 치료 요법에 대해 반응이 늦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환자의 다수에서 재발이 발생한다. 전체 환자의 약 20%가 2년 이내에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으로 진행한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림프종의 3차 치료 라인에는 주로 화학요법이 활용되고, ‘리툭시맙(rituximab)’ 혹은 ‘오비누투주맙’과 같은 B세포 표적 단일클론항체를 병용 투여하기도 한다.

소포림프종은 미세 잔류암의 완전한 제거가 어려우므로 대부분의 환자는 유지요법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화학요법과 같은 독성이 많은 약제는 탈모나 감염 위험이 높아 유지요법으로 지속적인 사용이 어렵다. B세포 표적 단일클론항체는 단독 유지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BTK 억제제는 이같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 약물 계열은 B세포 및 골수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단백질을 선택적이고 지속적으로 억제한다. 기존의 혈액암 치료제들은 대부분 정맥 주사제이지만, BTK 억제제는 경구제인터라 혈액암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BTK 억제제는 허가 순서대로 ▲미국 애브비(Abbvie)와 얀센(Johnson&Johnson)의 ‘임브루비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칼퀀스’(Calquence, 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 ▲베이진의 ‘브루킨사’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제이피르카’(Jaypirca, 성분명: 피르토브루티닙·pirtobrutinib)가 있다.

애브비와 얀센은 가장 먼저 소포림프종 적응증을 겨냥했다. 양사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브루비카’+‘리툭시맙’+화학 항암제 ‘벤다무스틴(bendamustine)’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ELENE)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발표된 바에 따르면, ‘임브루비카’ 병용요법은 단독 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임브루비카’의 시장 지위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브루비카’는 ‘칼퀀스’, ‘브루킨사’ 등과의 과열된 시장 경쟁으로 인해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1년 양사 합산 기준 98억 달러(한화 약 12조 9164억 원)의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22년 83억 달러(10조 9394억 원), 2023년 68억 달러(8조 9624억 원) 등 실적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반면, ‘칼퀀스’ 및 ‘브루킨사’는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순항하고 있다. 2023년 ‘칼퀀스’는 전년(20억 달러) 대비 22% 증가한 25억 달러, ‘브루킨사’는 전년(5억 달러) 대비 무려 130% 증가한 1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등 후발주자도 출격 준비 완료

최근에는 후발주자들도 BTK 억제제 시장 출격을 준비하면서 ‘임브루비카’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후발주자는 우리나라 한미약품이 개발한 BTK 억제제 ‘포셀티닙’(poseltinib) 이다.

‘포셀티닙’은 당초 2015년 릴리에 6억 9000만 달러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했던 약물로, 당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유효성을 미입증해 2019년 1월 한미약품에 권리를 반환했다. 

권리 반환 후 포셀티닙 후속개발 의지를 밝혀 온 한미약품은 2021년 10월 지놈오피니언과 포셀티닙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지놈오피니언은 포셀티닙과 CD3xCD20 이중항체인 ‘글로피타맙’, 면역조절제 ‘레날리도마이드’를 조합한 3제 병용요법을 통해 재발성 및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대상의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3제 요법에 쓰인 약물의 앞 글자를 따 ‘GPL 연구’로 명명된 이 임상은 대한혈액학회 림프종연구회 소속 기관들을 중심으로 국내 다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3년 5월 기준 19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현재 추가 임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중간 결과, 연구팀은 GPL요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시작 후 반응이 평가된 환자 14명 중 유효성 평가 기준인 객관적 반응(OR)을 충족한 비율이 79%에 이르고, 초기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36% 환자는 암 세포가 사라진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특히, 아직까지 DLBCL 적응증을 획득한 BTK 억제제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척 고무적인 결과다. 

만약 한미약품의 ‘포셀티닙’이 BTK 억제제 중 최초로 DLBCL 치료 적응증을 확보하면, 베이진의 ‘브루킨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불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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