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자유를 위한 저항” 선언 ...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낭떠러지”
의협 “자유를 위한 저항” 선언 ...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낭떠러지”
“대통령이 언급하는 자유는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 아냐”
  • 박원진·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4.03.01 1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이지혜] “3.1운동 정신의 뿌리가 자유임을 강조한 정부가 자행한 자유와 인권 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의협 비대위 성명서)

경찰이 전공의 복귀 시한(29일) 하루 만인 1일,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지도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의협이 “자유를 위한 저항”을 선언하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그 과정에서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경찰은 의협 비대위 지도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자행했고, 13명 전공의들에게 법적 효력도 없는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다”며, “오늘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은 대통령께서 언급한 자유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규탄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늘 오전 집단 이탈한 전공의 중 연락이 닿지 않는 13명에 대해 복지부 홈페이지에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하고 했다. 대상자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동국대 일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충북대병원, 조선대병원, 분당차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13명이다. 29일로 정부가 제시한 사법처리 면제 시한이 지났음에도 전공의들이 복귀 조짐을 보이지 않자 칼을 빼든 것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경찰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를 통해 의협회관 내 비대위 사무실과 서울시의사회 사무실, 강원도의사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 절차에 돌입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회장 등 전·현직 의협 지도부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이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분과위원장이 1일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캡쳐]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일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캡쳐]

“전공의 자발적 사직서를 비대위 교사로 누명 씌워”

이와관련 주수호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성토했다.

주 위원장은 이어 “이제는 사직 및 계약 종료 등으로 돌아갈 병원도 없는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노동을 강제하는 행태는, 대한민국에서 의사만큼은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정부가 명확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4만 대한민국 의사들은 자신이 대한민국에서 자유 시민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하였다”며, “105년 전 우리 선조들이 (일제의 강점에 맞서)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였듯이, 의사들도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 위원장은 특히 “2024년 3월 1일은 의사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행동하는 첫 날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비가역적으로 변화하는 첫 날이 될 것”이라며, “이제 의사들은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자유 시민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수없이 강조하면서도 정작 의사들에게는 헌법에서 부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오늘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은 대통령께서 언급한 자유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성명서 내용에서도 확인된다. 대통령의 자유 발언이 모순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비판한 셈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오늘 제105주년 3.1절 기념사에서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다. 선열들이 흘린 피가 땅을 적셔 자유의 싹을 틔우면, 후손들이 자유와 풍요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다”며, 여느 때처럼 자유를 유독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와 번영을 구가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섰다”며, “저와 정부는 3·1운동의 정신인 자유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 길광채 범대위원이 17일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삭발을 단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 길광채 범대위원이 17일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삭발을 단행하고 있다. [2023.12.17]

의협은 오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수호 위원장은 오늘 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 우리가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서면, 대한민국 의료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 될 것이 자명하다”며, “전국의 의사 회원들에게 3월 3일 여의도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주 위원장은 “그 곳에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주자”며, “대한민국 의료에 자유와 공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나되어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의협은 3일 총궐기대회에 그동안 개최된 의료계 집회 중 가장 많은 의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압박을 하고 탄압을 하면 할수록 의사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위원장은 오늘 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전공의나 후배들에게 경찰이 압박을 가하면 우리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며, “비대위에서 논의해 개원의 및 봉직의들이 집단휴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

3.1운동 정신의 뿌리가 자유임을 강조한 정부가 자행한 자유와 인권 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은 105년 전 일제의 강점에 맞서 대한독립을 외친 선열들의 얼이 기려있는 3.1절 입니다. 오늘 대통령께서는 연설을 통해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고, 105년 전 오늘 우리의 선열들은 대한의 독립국임과 대한 사람이 그 주인임을 선언하였다고 밝히며, 본인과 정부는 3•1운동의 정신인 자유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은 대통령께서 언급한 자유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오늘 경찰은 의협 비대위 지도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자행했고, 13명 전공의들에게 법적 효력도 없는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습니다.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또한, 이제는 사직 및 계약 종료 등으로 돌아갈 병원도 없는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노동을 강제하는 행태는, 대한민국에서 의사만큼은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정부가 명확히 확인시켜 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14만 대한민국 의사들은 자신이 대한민국에서 자유 시민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105년 전 우리 선조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였듯이, 의사들도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2024년 3월 1일은 의사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행동하는 첫 날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비가역적으로 변화하는 첫 날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제 의사들은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자유 시민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의사들에게도 힘겨울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의사들은 어제까지도 정부에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의료를 파국의 길로 몰아가려는 정부를 막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의사 회원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서면, 대한민국 의료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 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된 마음으로 외쳐야 합니다. 그리고 밝은 미래가 있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고된 여정을 같이 시작해야 합니다. 3월 3일 여의도로 모여주십시오. 그 곳에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줍시다. 대한민국 의료에 자유와 공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나되어 나아갑시다.  

2024년 3월 1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