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화합물 8억 종 전처리 거쳐 DB화 …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 기초 공사 완료
대웅제약, 화합물 8억 종 전처리 거쳐 DB화 …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 기초 공사 완료
2년 준비 끝 AI 시스템 ‘DAISY’ 구축 … 후보 물질 발굴 활용 시작

8억 종 화합물질 데이터베이스 골리앗 이긴 ‘DAVID’로 명명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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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은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 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재료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Drug Discovery)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회사는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Drug Development) 전주기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이미 이 같은 DB와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최적화하는 데 단 두 달이 걸렸다.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AI를 통해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다.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로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 데는 단 6개월이 걸렸다.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소요될 프로젝트였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신약개발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년간 ‘AI 신약개발 시스템’ 구축에 몰입한 결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합물 8억 종 ‘다윗’ DB로 빅파마와 경쟁

대웅제약이 실제로 구매해 신약개발에 즉각 쓰일 수 있는 8억 종 화합물질(Compound)의 분자 모델 DB에 붙인 이름은 ‘다비드(DAVID, Daewoong Advanced Virtual Database)’다. 다비드(다윗)는 골리앗을 일격에 쓰러트린 성서에 등장하는 영웅이다. 신약개발 경쟁에서 AI로 글로벌 빅파마와 겨루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를 담았다.

8억 종이라는 수치는 지난 40여 년간 대웅제약이 신약연구를 통해 확보한 화합물질과 현재 신약개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화합물질의 결합체다. 다만, 세계적으로 공개된 화합물질 오픈소스는 AI 신약개발을 위한 데이터로는 적합하지 않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신약 후보물질이 될 수 있는 화합물질의 수를 약 10의 60제곱 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인류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를 넘어선 미지의 수치다. 대웅제약이 확보한 화합물질 8억 종은 10의 9제곱 수준이다.

복잡한 화합물질 구조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분리,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Preprocessing)은 필수적이다. 대웅제약 AI 연구원들은 이 작업을 최우선으로 몰두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모두 가공, 8억 종의 화합물질에 기반한 ‘AI 신약 후보물질 탐색’이 가능하게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러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AI 신약개발 경쟁에서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대웅제약은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당뇨·항암·단백질 분해 연구 ‘성과’

AI 신약개발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대웅제약은 신약 후보물질 탐색의 첫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AIVS(AI based Virtual Screening)’ 툴을 개발했다. 이 툴은 AI가 표적 단백질 대상으로 ‘활성물질’을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고,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지니면서 특허가 가능한 새 활성물질을 생성형 AI로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툴을 기반으로 지난해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DAISY, Daewoong AI System)’를 사내에 오픈했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웹 기반 ‘AI 신약개발 포털’이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데이지에 접속해 신규 화합물질을 발굴하고 약물성까지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른바 ADMET 연구까지 AI로 가능해진 것이다.

ADMET는 Absorption(흡수), Distribution(분포), Metabolism(대사), Excretion(배설), Toxicity(독성)의 앞글자를 따온 것으로 화합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등 약물성을 파악하는 연구 단계다. 신약개발 초기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로 이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임상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AI 신약후보 탐색 툴 ‘AIVS’를 사용하면서 불과 몇 달 만에 가시적인 성과들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의 성과 외에 단백질 분해제 개발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고, 항체 설계와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연구자들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평균 15년

AI 적용 땐 절반 줄어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평균 15년이 걸리고 통상 1만여 개 후보물질 중 단 1개만이 성공한다. 연구자들이 처음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평균 5년이 걸리고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후보물질을 추리는 데 2년이 더 걸린다.

여기서 의미 있는 물질 1개를 상용화하기 위해 임상 1상, 2상, 3상을 거치면 6년이 추가로 걸린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려면 2년이 추가로 소요된다. 이마저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정했을 때 이야기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를 전제로 신약개발에는 15년의 기간과 2~3조 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되는데, AI 기술을 적용하면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약 6000억 원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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