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의사 이용해 총선표 얻으려는 정치적 결정”
“의대 증원, 의사 이용해 총선표 얻으려는 정치적 결정”
의협 비대위 “의대증원 반드시 막겠다” ... 17일 대정부 투쟁 로드맵 결정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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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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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 박명하 조직위원장,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의료계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오는 17일 대정부 투쟁 방향을 구체화한다. 의료계가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오는 16일까지 비대위원 구성이 마무리 되면 17일 1차 비대위 회의를 거쳐 투쟁방향, 로드맵 등 중요사항들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위원장, 박인숙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참석했다. 

 

“한국은 의료접근성 최상위 위치 ... 의사 부족? 말도 안되는 소리”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한국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로 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실제 의사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은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접근성이 좋은 나라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의사가 부족하면 접근성이 떨어져야 하는데 최상위에 위치하는데도 의사 부족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은 의사가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경증 환자가 넘쳐나고 중증 환자는 갈 곳이 없고 응급환자를 이송 단게에서 받지 못하면 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하는 응급의료 시스템의 복합적인 문제”라며 설명했다.

이어 “소아과 오픈런을 하는 부모의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저출산과 코로나의 복합적인 문제가 맞물렸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내 초등학교도 문을 닫는 상황에서 산부인과, 소아과라고 별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서 갑자기 계절성 질환이 생겨 특정 시간대에 환자가 붐빈 탓도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의대증원, 이공계열 인재 빨아들이는 블랙홀 될 것”

의대 증원이 의료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고 이공계열 인재를 대거 흡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재 40개 의과대학 의대정원이 3000명인데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면 의과대학을 24개나 새로 만드는 것과 똑같다”며 “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대한민국의 이공학계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추진은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 증원 추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 의대증원 협의? ... 정부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의대정원 증원을 위해 의료계와 수차례 협의를 하고자 했으나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은 정부의 거짓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28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안에서 의대증원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며, “2000명 증원한다는 얘기는 언론 발표 이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놓고 왜 협의체에서 논의했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의대정원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합의했다는 말은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0∼40명씩 모아두고 2시간 회의한 것이 무슨 의견수렴이냐. 논의 내용을 듣기만 하고 갔다. 이걸 회의라고 할 수 있냐”며 “특히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대정원을 증원한다고 해도 10년 후에나 실제 인력이 배출된다”며 “당장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하고 제안했지만 그런 대책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총선 전 선거용으로 사용되는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은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어느 직종의 정원을 하루 아침에 167% 올리는가”라며, “의사들을 ‘국민 밉상’이라 희생양으로 삼고 총선 전에 표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대외협력위원장은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을 단순히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가 늘면 수요를 만들어 내고 그렇게 되면 30년 뒤에는 건보료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쟁은 의사들을 위한 투쟁이 아니고 우리 모두와 미래세대를 위한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협 등 젊은 의사들과 긴밀한 논의 ... “언론보도 사실대로 해달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이지혜] (2024.02.14)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2024.02.14)

의협 비대위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젊은 의사들과 소통하며 투쟁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의사 파업 당시 있었던 의협과 대전협 간 마찰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당시 개원의 중심의 의협 파업률은 10%에 그친 반면 전공의는 80% 이상에 달해 의협에 대한 전공의의 불신이 쌓인 전례가 있다.

김 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에 상당한 불신과 오해를 가진 것은 맞다. 이로 인해 약 2년 동안 협의체를 구성하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고 전공의 대표들이 전부 참석해 투쟁 동력은 2020년보다 더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협이 비상체제로 돌입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중대함을 의미한다”며 “비상체제가 구성되는 대로 강력한 뜻을 표명할 것으로 보고 의협과 같은 뜻으로 함께 투쟁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명하 조직위원장은 “전반적인 로드맵상 파업 돌입 시기 등은 대전협과 비대위가 아주 밀접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원배치 일정과 무관하게 저희는 저희 일정대로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투쟁할 수 있는 시점을 같이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의사증원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자 각 시도의사회가 계획했던 지역별 궐기대회 개최를 요청했다.

부산시의사회와 인천시의사회는 지난 13일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미 3개월 전부터 매주 수요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14일 반차 집회를 진행했다. 14개 지역 시도의사회는 14일과 15일 양일간에 걸쳐 궐기대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언론과 싸우겠다는 게 아니다. 잘 써달라는 것도 아니다. 의사들의 말을 편견 없이 정확하게 전달해 달라”며 “의사들의 목표가 파업이 아니다. 의료계의 합리적인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고 우리 주장이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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