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차세대 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 성공할 수 있을까
유한양행 차세대 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 성공할 수 있을까
기존 5-HT4 작용제,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 있어

‘YH12852’, 고도로 선택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

장밋빛 전망 이어가던 중 예상치 못한 장애물 직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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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본사 전경.
유한양행 본사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위무력증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가운데, 유한양행의 세로토닌 수용체 4형(5-HT4) 작용제 ‘YH12852’가 위무력증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위무력증은 위의 근육이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아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것이 현저히 지연되는 질환이다. 위운동성장애라고도 불린다. 증상으로는 식사 후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이 있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뇨병, 위절제술, 마약성 진통제 및 항우울증 복용이 원인으로 꼽힌다. 파킨슨병, 피부경화증, 아밀로이드증도 위무력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질병의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이렇다 할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현재 활용되는 치료법은 식사를 소량으로 자주하거나, 복부에 전기장치를 이식하는 법, 위장과 소장 사이의 유문괄약근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법, 관 삽입 등이 있다.

약물 치료는 가장 일반적인 위무력증 치료법으로, 대표적인 위무력증 치료 약물 계열은 5-HT4 작용제다.

5-HT(세로토닌)는 위장 근육 운동의 필수적인 인자는 아니지만, 이 운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조절자로, 대부분의 위장관에서 발견된다. 5-HT4의 작용은 7가지 아형의 수용체를 통해 매개되는데, 이중 위장에서 발현되는 5-HT4 수용체는 다른 아형 수용체 대비 위장관 근육 운동을 조절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제약 업계는 5-HT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5-HT4 작용제 개발에 나섰다. 가장 먼저 등장한 5-HT4 작용제는 미국 얀센의 ‘프레팔시드’(Prepulsid, 성분명: 시사프라이드·cisapride)다. ‘프레팔시드’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989년 6월, 미국에서 1993년 7월에 허가를 취득했다.

특히 ‘프레팔시드’는 국내 출시 이후 동아제약의 ‘박카스’ 다음으로 사랑 받는 국민 소화제로 이름을 알렸다. 99년에는 430억 원의 처방 매출액을 올렸다.

그러나, ‘프레팔시드’ 복용 이후 QT 간격(심장의 수축에서 이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급격하기 연장되어 심실 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프레팔시드’는 시장에서 퇴출됐다. 미국에서는 2000년 7월, 국내에서는 2004년 6월 허가가 취하됐다.

이는 세로토닌의 일부 수용체가 심혈관계와 관련된 신경 조절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가령, 5-HT2B 수용체는 심장 세포에서 발현되며, 심혈관 및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데 일부 작용한다.

여기서 ‘프레팔시드’는 5-HT4 수용체 선택성이 다소 떨어져 세로토닌의 여러 아형 수용체에도 동시적으로 작용했고, 이로 인해 심장 세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제약 업체들은 더 선택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인 제품은 얀센의 ‘레졸로’(Resolor, 성분명: 푸르칼로프라이드·prucalopride)다. 다만, ‘레졸로’ 역시 애매모호한 5-HT4 선택성으로 인해 위무력증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한양행은 더욱 개선된 안전성과 함께 강력한 치료 유효성을 제공할 수 있는, 고도로 선택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 ‘YH12852’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YH12852’, 장밋빛 전망 이어갈 수 있을까

‘YH12852’은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5-HT4 수용체 작용제다. 국내에서 전임상 독성, 임상 1상 시험을 마치고, 2020년 8월 미국 프로세사(Processa Pharmaceutical)에 기술이전 되었다.

기존의 5-HT4 작용제는 낮은 5-HT4 선택성을 보이는 반면, 다른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심각한 심혈관 이상반응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5-HT4 작용제가 아닌 다른 위무력증 치료제의 경우, 부작용으로 인하여 블랙라벨이 부착되거나 복용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YH12852’는 건강한 피험자 및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1상 시험에서 심혈관 이상반응 또는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위장관 기능 개선 효과를 나타내었다.

프로세사가 바톤을 이어 받아 진행된 ‘YH12852’ 임상 2a상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발생한 이상반응은 전부 경증에서 중등증으로서 투여 개시 후 며칠 이내 발생하여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빠르게 호전되었다. 임상으로 인한 임상적으로 유의한, 예상하지 못한, 또는 심각한 임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긍정적인 성적표를 속속 알리면서 ‘YH12852’은 차세대 5-HT4 작용제로 기대감을 모았으나, 최근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프로세사는 지난 2023년 8월, 자금난을 근거로 ‘YH12852’의 개발을 중지, 우선순위를 뒤로 배치했다.

프로세사 측은 ‘YH12852’을 기술이전하여 수익화 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기술이전이 확정되기 전까지 ‘YH12852’의 개발은 잠정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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