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 FLT3 억제제 ‘세대 교체’ 시작됐다
혈액암 치료 FLT3 억제제 ‘세대 교체’ 시작됐다
1·2세대 FLT3 억제제 한계 뚜렷

한미약품, 3세대 개발 임상 성공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 파일 확인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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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전세계 제약 기업들이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FLT3 억제제의 세대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조금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보여 관련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FLT3(FMS 유사 티로신 키나아제 3)는 세포 성장 및 분열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FLT3 유전자의 변이는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하여 암을 초래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전체 AML 환자의 3분의 1은 FLT3 변이 양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FLT3 억제제는 FLT3 단백질을 억제하여 암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1세대 FLT3 억제제로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수텐트’(Sutent, 성분명: 수니티닙·sunitinib) ▲스위스 노바티스(Nortis)의 ‘라이답’(Rydapt, 성분명: 미도스타우린·midostaurin) ▲독일 바이엘(Bayer)의 ‘넥사바’(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sorafenib)가 있다.

하지만, 1세대 FLT3 억제제는 다중 표적 키나아제 억제제로, FLT3 뿐만 아니라 여러 종양유발 단백질에 작용한다. 다양한 종양 유형에 걸쳐 사용될 수 있는 범용적이라는 장점이있지만, 반대 급부로 FLT3 표적 특이성이 떨어져 치료 효과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의 대안으로 2세대 FLT3 억제제가 등장했다. 2세대 약물은 단일 표적 키나아제 억제제로, 좀 더 강력하게 FLT3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현재 발매된 2세대 FLT3 억제제는 ▲일본 아스텔라스(Astellas)의 ‘조스파타’(Xostapa, 성분명: 길테리티닙·gilteritinib)와 ▲일본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의 표적 항암제 ‘밴플리타’(Vanflyta, 성분명: 퀴자르티닙·quizartinib)가 있다.

그러나, 2세대 FLT3 억제제의 단일 표적 작용기전은 악명 높은 암세포의 변이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다. 가령, 특정 변이로 인해 암세포가 다른 단백질에도 작용할 경우, FLT3 억제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제약 업체들은 조금 더 포괄적이면서도 FLT3 단백질에 특이적인 3세대 FLT3 억제제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인 한미약품은 최근 자사의 3세대 FLT3 억제제 ‘투스페티닙’(tuspetinib)의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세대 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투스페티닙’ 완전관해 환자 다수 확인돼

‘투스페티닙’은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키나아제 억제제로, AML을 유발하는 다양한 키나아제 단백질을 저해한다. 그 유형으로는 ▲FLT3 ▲JAK1 ▲JAK2 ▲Sky가 있다. 이를 토대로 여러 신호전달 경로에 걸쳐 변이 단백질에 작용하여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1년 미국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Aptose Biosciences)에 ‘투스페티닙’을 최대 4억 2000만 달러(현재 한화 기준 약 5616억 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기술수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개발은 앱토즈 측이 주도하고 있다.

앱토즈는 2023년 1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 ‘투스페티닙’의 진전된 임상 데이터를 구연으로 발표했다. 

공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투스페티닙’은 단독 요법은 물론, ‘베네토클락스’(venetoclax)와의 병용 시에도 종양의 소실을 뜻하는 ‘완전관해’ 등 우수한 효과가 지속해서 확인됐다.

먼저 6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스페티닙’ 단일요법을 평가한 임상에서는 ‘베네토클락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29%에서 완전관해(CRc)가 나타났다.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 비율은 FLT3 돌연변이 환자가 12명 중 5명으로 42%였고, 완전관해율을 보인 야생형 또는 FLT3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는 16명 중 3명으로 19%를 기록했다.

많은 환자에게 긍정적인 약물 반응이 나타나면서 조혈모 세포 이식(HSCT) 치료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HSCT 치료로 이어지지 않은 환자에서도 지속적인 치료 효과가 관찰됐다.

‘투스페티닙’은 1일 최대 용량까지 특별히 주목할 만한 부작용이나 용량 제한 독성(DLT) 없이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profile)을 보였으며, 약물 관련 독성으로 인한 투약 중단도 없었다.

‘투스페티닙’+‘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 군에서는 49명의 환자가 투약받았으며, 이 중 36명의 환자군을 평가할 수 있었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과거에 ‘베네토클락스’ 또는 FLT3 억제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

‘투스페티닙’+‘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은 과거 ‘베네토클락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베네토클락스’ 재발·불응성 AML 환자 모두에서 25%의 완전관해율이 나타나는 등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베네토클락스’ 치료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43%,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21%의 완전관해율(CRc)이 관찰됐으며, FLT3 야생형 환자군에서는 20%(25명 중 5명), FLT3 돌연변이 환자군에서는 36%의 완전관해율이 확인됐다.

당시 발표를 진행한 텍사스 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인 나발 G. 데버(Naval G. Daver) 박사는 이와 관련 “‘투스페티닙’은 종양학에서 매우 치료하기 까다롭고 어려운 질병인 재발/불응성 AML에서 확실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놀라울 정도로 우수한 내약성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넓은 시각에서 본다면, ‘투스페티닙’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향후 ‘투스페티닙’ 3제 병용요법이 신규 AML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며 “개발이 계속됨에 따라 보다 우수한 반응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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