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혈액암 치료제 ‘마그롤리맙’ 임상 중단 결정
길리어드, 혈액암 치료제 ‘마그롤리맙’ 임상 중단 결정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오히려 사망위험 증가시켜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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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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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길리어드 사이언스 헤드쿼터 전경 [사진=길리어드 홈페이지]
길리어드 사이언스 헤드쿼터 전경 [사진=길리어드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자사의 혈액암 치료제 ‘마그롤리맙’(magrolimab) 개발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뗀다.

길리어드는 7일(현지 시간),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마그롤리맙’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ENHANCE-3)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해당 시험은 집중 항암화학요법에 부적합하고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마그롤리맙’+베네토클락스+아자시티딘과 위약+베네토클락스+아자시티딘의 유효성을 비교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2년 5월 ENHANCE-3 연구의 임상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30명이고,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등 5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이날 길리어드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베네토클락스+아자시티딘에 ‘마그롤리맙’을 더할 경우 치료 유효성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사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망 원인은 감염과 호흡 부전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예상된 바였다. 길리어드는 혈액암에서 ‘마그롤리맙’을 평가하는 ENHANCE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몇몇 연구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보류 결정으로 인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길리어드 최고의학책임자 머다드 파시(Merdad Parsey) 박사는 “혈액암 치료의 복잡다단한 측면을 이번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험에 참여해 주신 모든 환자와 연구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마그롤리맙’은 CD47 세포에 선택적으로 표적하여 CD47과 신호조절 단백질 α(SIRPα)의 신호 전달 경로에 개입하는 CD47 억제제다. CD47은 SIRPα와 상호작용하여 백혈구의 한 유형인 대식세포의 식균 작용을 저해한다. ‘마그롤리맙’은 이를 차단하여 암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마그롤리맙’과 같은 CD47 억제제는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면역관문 억제제와 작용기전이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CD47 억제제는 대식세포를 억제하는 반면, 면역관문 억제제는 면역반응을 저해하는 면역관문 억제제에 작용한다.

이에 따라 ‘마그롤리맙’은 차세대 항암제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임상 결과에서도 낙제점을 받은 만큼, ‘마그롤리맙’의 향후 전망은 잿빛인 것으로 보인다.

 

CD47 단백질 특유의 속성 탓, CD47 억제제 개발 어려워

업계 전문가들은 CD47 단백질 특유의 속성으로 인해 CD47 억제제 개발은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먼저 CD47은 정상 세포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CD47 차단을 달성하려면 상당한 용량 또는 빈번한 투여가 필요하지만, 적혈구 또한 상당한 양의 CD47을 발현하기 때문에 고용량 또는 빈번한 CD47 억제요법은 빈혈과 관련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충분한 대식세포 활성화를 위해서는 Fc 수용체를 통한 면역글로불린(IgG) 작용이 필요한데, 이는 면역 체계가 적혈구를 공격하게 만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항종양 활성을 현저히 낮추는 IgG4형 CD47 억제제 개발을 채택하지만, 결국 암세포에 대한 공격 효율은 저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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