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뇌기능 개선 제품 포트폴리오 마련 분주
제약업계, 뇌기능 개선 제품 포트폴리오 마련 분주
종근당·동국제약·대웅제약 등 은행엽엑스 성분 OTC 시장 진출

한미약품이 불붙인 니세르골린 경쟁 … 2달 만에 제약사 9곳 가세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0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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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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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가 임상재평가, 급여 제한 등으로 입지가 불안해진 뇌 기능 개선제 성분 콜린알포세레이트와 유용성 입증 실패로 시장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아세틸엘카르니틴 등의 공백 발생을 대비한 신제품 마련에 분주하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주로 전문의약품(ETC) 시장에서 대체 품목을 물색했는데, 최근에는 일반의약품(OTC)으로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종근당은 최근 기억력 감퇴 개선제 ‘브레이닝(Braining)’ 캡슐을 출시했다. ‘브레이닝’은 은행엽건조엑스 60mg과 인삼40%에탄올 건조엑스 100mg을 복합한 일반의약품이다. 인삼40%에탄올 건조엑스는 인삼을 40% 농도의 에탄올로 추출, 여과 농축을 통해 얻은 인삼추출물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이 제품은 임상시험을 통해 집중력 및 주의력 저하, 기억력 감퇴에 효능을 입증했으며, 현기증 등 말초 동맥 순환장애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가진 약물이다.

제조사인 스위스 SFI사가 진행한 임상 결과, 약물 복용 첫날부터 인지기능 개선이 시작됐으며 복용 30일 후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주 동안 복용한 후에는 평균 7.5%의 기억력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2주간의 휴약기 동안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이닝’의 주성분 중 하나인 은행엽건조엑스는 뇌 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기존 치료제들의 입지가 불안해지면서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SK케미칼의 ‘기넥신’과 유유제약의 ‘타나민’ 등 기존 강자들의 매출이 최근 수년 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도 줄을 잇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종근당의 ‘브레이닝’과 같은 인삼40%에탄올건조엑스 100㎎과 은행엽건조엑스 60㎎ 복합제 ‘메모레인캡슐’을, 대웅제약은 은행엽건조엑스 240㎎ 고함량 제품 ‘대웅징코샷’을 각각 출시했다.

지난해 은행엽건조엑스 성분 제제를 허가받은 제약사는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동국제약, 부광약품, 유유제약, 하나제약, 한국파비스제약, 한국파마, 고려제약, 제이더블유신약, 풍림무약, 코스맥스파마, 알리코제약 등 13곳에 이른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해당 성분 제제를 허가받은 제약사가 각각 7개, 4개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일반의약품 인지기능 개선제 시장에서 은행엽건조엑스 성분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OTC 시장에서 은행엽건조엑스 성분이 주목받고 있다면, ETC 시장에서는 니세르골린 성분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니세르골린은 치매에 따른 기억력 손상, 집중력·판단력 장애, 무기력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어 오래전부터 치매 증후군의 일차적 치료제로 세계 각국에서 널리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지난 1978년 ‘사미온정’을 허가받아 1986년 출시하며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다른 성분 제제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큰 주목은 받지 못했는데,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주요 뇌기능개선제들이 임상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급여가 축소되거나 처방이 중단되면서 제약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니세르골린 시장 경쟁에 불을 붙인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월 ‘사미온정’ 제네릭인 ‘니세골린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급여 출시했다. 원료와 수출용 제품을 제외하고 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사미온정’ 제네릭은 ‘니세골린정’이 처음이다.

‘니세골린정’의 등장 이후 제약사들은 앞다퉈 ‘사미온정’ 제네릭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환인제약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불과 2달여 만에 9개 제약사가 ‘사미온정’ 제네릭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다만, 아직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들의 처방이 이뤄지고 있어 처방 규모는 크지 않은데, 향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들의 임상 재평가, 급여 축소 소송 등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뇌기능 개선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매출을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공백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 시장 규모가 워낙 거대해서 더 많은 대체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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