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가득 상위 제약사 실적도 ‘훨훨’ … 녹십자만 나 홀로 ‘추락’
호재 가득 상위 제약사 실적도 ‘훨훨’ … 녹십자만 나 홀로 ‘추락’
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 신약 앞세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발표

녹십자, 매출·영업익 곤두박질 … ‘알리글로’ 구원투수 역할 물음표

유한양행, 지난해 1조9천억대 매출 전망 … 올해 성장 모멘텀 더 풍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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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재가공]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재가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과 상용화 성공 등 호재에 힘입어 상위 제약사들이 지난해 큰 폭 성장을 이뤄냈다. 대부분 제약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백신과 혈액제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해오던 녹십자만 역성장을 기록하며 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조 4909억 원과 영업이익 2207억 원, 순이익 1593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594억 원, 영업이익은 626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인 14.8%에 이른다.

한미약품은 MSD에 기술수출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구 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과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의 지속적 성장세 등이 이러한 호실적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이러한 호실적은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반한다.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달성한 한미약품은 원외처방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로수젯’(이상지질혈증) 1788억 원, ‘아모잘탄패밀리’(고혈압 등) 1419억 원,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치료제) 616억 원을 비롯해 비급여 의약품인 ‘팔팔’(발기부전) 425억 원, ‘구구’(발기부전/전립선비대증) 2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지난해 4000억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한미약품 호실적을 견인했다.

#종근당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 6694억 원의 매출과 24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2%, 124.4%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종근당의 2022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4883억 원과 1099억 원이었다. 종근당은 당기순이익도 전년(800억 원) 대비 167.1% 성장한 2136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주요 품목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신약후보물질인 ‘CKD-510’의 기술수출 성과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 효과를 보였으며,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에 ‘CKD-510’을 13억 500만 달러(한화 1조 73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 중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로, 지난해 수익으로 인식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껑충 뛰었다.

기존 품목인 뇌기능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등과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비에스’ 등 신제품의 고른 성장도 실적 성장을 도왔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 3개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개별기준으로 매출 1조 2220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 성장했고, 영업이익률도 2% 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국산 신약 ‘펙수클루’, ‘엔블로’ 등이 포진한 전문의약품(ETC)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가 견인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누적 매출 약 720억 원을 달성하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거듭났다.

국내 유일의 SGLT-2 억제제 신약 ‘엔블로’는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주요 종합병원에 랜딩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출시 6개월 만에 메트포르민 복합제 ‘엔블로멧’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하는 한편,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에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우루사’, ‘엘도스’, ‘크레젯’, ‘스타빅’ 등 기존 전문의약품도 대웅제약의 차별화된 검증 4단계 영업 전략을 바탕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는 14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의 약 80%는 수출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보타’는 미국에 이어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상위 제약사들과 달리 #GC녹십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순이익이 모두 곤두박질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 6266억 원, 영업이익 34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조 7113억 원) 대비 4.9%, 영업이익은 전년(813억 원) 대비 57.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1% 수준에 불과하다. 당기순손실은 198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는 역성장의 배경으로 코로나19 수혜 감소로 인한 국내 독감 백신 실적 하락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헌터라제’(헌터증후군 치료제) 수출 부진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마진 품목인 ‘헌터라제’의 러시아 수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혈액제제의 혈장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증가,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의 R&D 투자 증가와 ‘헌터라제’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 국내 제품명 : IVIG-SN 10%)가 올해 하반기 현지 시장에 출시하면 실적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원료 혈장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서 실적 개선을 이룰 정도의 충분한 수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실제 GC녹십자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글로’의 우리나라 내수용 제품인 ‘IVIG-SN 10%’의 공급부족 상황을 보고했다. 팬데믹 이후 면역글로불린 제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국내의 원료 혈장 감소 및 수입 혈장의 가격 급상승으로 혈장 수급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국내보다 혈액제제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는 만큼, 수익성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높은 가격에 해외 혈장을 수입해 미국 수출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내 ‘IVIG-SN 10%’ 공급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물량 확보를 우선할 경우, GC녹십자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 ‘알리글로’ 미국 수출이 기대만큼의 규모로 이뤄질 수 있을지 물음표가 생기는 대목이다.

한편,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유한양행은 지난해 2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1조 9022억 원이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49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05% 성장했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렉라자 무상공급(EAP)과 R&D 비용 증가로 인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렉라자’의 국내 폐암 1차 치료제 보험 적용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성장 모멘텀이 풍부해 올해는 실적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가는 유한양행이 올해 2조 1000억 원 안팎의 매출과 1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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