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일제약이 효자 품목 중 하나인 소화성궤양용제 ‘글립타이드’의 효과와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인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생체이용률이 개선된 설글리코타이드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염증성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제학적 조성물 및 그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설글리코타이드는 ‘글립타이드’의 주성분으로, 삼일제약이 연구 중인 새로운 설글리코타이드 조성물은 ‘글립타이드’보다 주성분 함량을 낮추면서 복용 횟수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글립타이드’ 대비 용량은 200mg에서 150mg으로, 복용 횟수는 1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일반적으로 복용 횟수를 줄일 때는 방출 또는 붕해 속도를 지연시키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는데, 삼일제약은 이와 반대로 주성분 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빠른 붕해를 통한 약효발현 속도를 더욱 높이면서도 복용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조성물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위장관 흡수가 되지 않고, 가역적으로 위벽에 흡착해 약리작용을 나타내는 설글리코타이드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일제약이 특허청에 제출한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신규 설글리코타이드 조성물(150mg, 1일 2회 15일 복용)은 비글견 위궤양(위 손상)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대조약인 ‘글립타이드’(200mg, 1일 3회 15일 복용)와 비교해 위궤양 치료 효과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통계학적인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위 손상 개선 및 TNF-α 감소 효과다. 신규 설글리코타이드 조성물은 투약 15일 차에 확인한 위 점막 궤양 부분의 TNF-α 수치가 ‘글립타이드’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더 적은 용량과 복용 횟수로도 충분히 상부 위장관 벽에 흡착되어 효과적으로 위염, 십이지장염,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의 예방, 치료 또는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의약품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상용화 시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 개선은 물론,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설글리코타이드 조성물은 약물 붕해 시간도 20~25분으로, 약 40분이 소요되는 ‘글립타이트’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존 ‘글립타이드’는 느린 가역적 위벽 흡착으로 인해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단점이었는데, 신규 조성물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삼일제약이 자체 개발한 제조방법을 이용하면 신규 설글리코타이드 조성물을 대량으로 연속 생산해도 우수한 유동성(Flowability)을 확보할 수 있어, 제품의 안정적인 생산과 장기 보관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글립타이드’는 돼지 십이지장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을 정제해 반합성한 물질을 이용해 개발한 의약품이다. 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과 구조적으로 유사해 점막 보호 및 항궤양 효과가 있다.
연간 매출액은 100억 원 안팎으로, 회사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6억 원이었던 ‘글립타이드’의 매출액은 2019년 발암위험물질 검출로 ‘라니티딘’ 성분 제제들이 퇴출당하면서 148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0년 81억 원, 2021년 81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2년에는 102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