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0조 원 짜리 ‘듀피젠트’ ... 시밀러 개발 왜 잠잠할까
연매출 10조 원 짜리 ‘듀피젠트’ ... 시밀러 개발 왜 잠잠할까
특허 장벽 촘촘한데다 개발 까다로워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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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듀피젠트’
사노피 ‘듀피젠트’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약 10조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있다.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유전자재조합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dupilumab)다. 

‘듀피젠트’는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이 공동개발한 IL-13 및 IL-4 억제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7년 5월, 2018년 3월 처음 허가했다.

이 약물은 출시 당시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로,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라섰다. 가장 최근인 2022년 매출은 87억 달러(한화 약 11조 6153억 원)로,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는 11위였다.

의약품의 매출이 높을 수록 복제약 전문 업체들의 구미를 당기는 건 당연지사다. 실제로, 2022년 매출 순위 10위권 의약품 중 대부분은 현재 복제약 공습에 직면했거나 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오리지널 기업에 고심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듀피젠트’를 겨냥하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움직임은 현재까지 고요하다. 가장 큰 이유는 원 개발사인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특허 장벽을 촘촘히 구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듀피젠트’의 미국과 유럽의 물질 특허는 각각 2031년 3월 28일, 2029년 10월 27일이다. 여기에 용법 특허까지 더할 경우, ‘듀피젠트’의 독점권은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연장될 수 있다. 아직 특허 유효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시밀러 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IL-4 억제제 개발의 까다로움이 꼽힌다. IL-4 특유의 독특한 작용 기전은 IL-4 억제제 또는 IL-4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

인터류킨(IL)은 우리 면역계가 몸 안에 들어온 세균이나 해로운 물질에 맞서 싸우도록 자극하는 단백질로, 과활성화될 경우,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한다. 현재까지 25종이 확인됐다. 이중 IL-4은 다른 인터류킨과 달리 기생충 감염 방어와 알레르기와 관련된 면역반응 조절에 중요한 보조 T림프구2형(Th2) 세포의 분화 및 활성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IL-4는 Th2와의 상호작용 외에도 항염증 작용과 동시에 체내 조직 복구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IL-4의 활성을 무분별하게 저해하면 이러한 보호 기능이 떨어져 잠재적인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현재 시판 중인 IL-4 억제제는 ‘듀피젠트’가 유일무이하다.

물론 퍼스트 무버가 된다면 ‘듀피젠트’의 특허 만료 이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을 갖고 중국 바이오테라 솔루션(BioThera Solution)은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

이 회사는 ‘BAT-2406’이라는 프로젝트 명까지 덧붙이며 전임상 실험을 실시했지만, 지난 2020년 8월 일련의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10조 원이라는 ‘듀피젠트’의 매출은 시밀러 업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에 따라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퓨처 마켓 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2년 390억 달러(한화 약 52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2024년, 2025년 특허가 만료되는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졸레어’(Xolair, 성분명: 오말리주맙·omalizumab)를 공략하며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는 25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셀트리온은 ‘졸레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섰으며,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제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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