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항암제, 피하주사 투약 시대 개막
면역 항암제, 피하주사 투약 시대 개막
로슈 ‘티센트릭’, 영국 이어 유럽서도 피하주사 제형 허가

MSD ‘키트루다’ 및 BMS ‘옵디보’ 피하주사 제형 개발 중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1.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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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트릭 [사진=로슈 홈페이지]
티센트릭 [사진=로슈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30분~1시간 정도 소요되는 정맥주사에서 약 7분 만에 투약을 마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의 면역관문 억제제가 속속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의 투약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스위스 로슈(Roche)에 따르면,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로슈의 면역관문 억제제 ‘티센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의 피하주사 제형을 허가했다. 대상 적응증은 정맥주사 제형과 동일하다.

이번 허가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 IMscin001)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치료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과 정맥주사 제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11월, IMscin001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5명이고,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실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은 정맥 주사 제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피하주사 제형은 정맥주사 제형과 유사한 약동학을 보였으며, 안전성 및 효능 프로파일 측면에서도 두 제형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무진행 생존율(PFS), 전체 반응률(ORR), 전체 생존 기간(OS), 반응 지속 기간(DOR) 등의 평가변수에서도 동등한 유효성을 나타냈다.

앞서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2023년 8월,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을 허가하면서 전세계 최초로 피하주사 제형 면역관문 억제제가 탄생한 바 있다.

‘티센트릭’은 체내 면역반응을 저해하는 면역관문 단백질 PD-1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 항암제의 한 종류이다. 동일한 기전의 약물로는 ▲미국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와 ▲미국 BMS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가 있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출시 이후 기존에 통용되던 항암제 대비 내성 및 세포 독성 등의 부작용을 극복,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가장 최근인 2022년을 기준으로, ‘티센트릭’은 39억 달러(한화 약 5조 2500억 원), ‘옵디보’는 82억 달러(한화 약 10조 8953억), ‘키트루다’는 209억 달러(한화 약 27조 2598억 원)의 매출을 거두었다. 항암제 매출 순위는 각각 순서대로 11위, 4위, 1위였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그동안 정맥주사(IV)로 투여됐다. 하지만 정맥주사(IV)는 투약하는데 약 30분에서 최대 2시간이 걸리는 반면, 피하주사는(SC)는 대부분 3분~10분 이내에 투약이 완료된다. 이번에 허가된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은 약 7분간 피하주사로 투약된다.

따라서 환자의 선호도는 피하주사 제형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폴 오버튼(Paul M Overton) 영국 비콘 메디컬 커뮤니케이션(Beacon Medical Communications) 소속 연구팀이 2021년 4월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정맥주사와 피하주사를 비교한 18건의 연구 중 16건에서 환자들은 피하주사 투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면역관문 억제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티센트릭’, ‘옵디보’, ‘키트루다’와 같은 블록버스터 면역관문 억제제는 현재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터라, 피하주사 제형의 개발은 업체들 입장에서 특허권을 연장하여 독점 판매권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참고로 ‘티센트릭’, ‘옵디보’, ‘키트루다’의 독점 판매권을 보장하는 특허는 오는 2028년에서 2032년 경 만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하주사 제형 면역관문 억제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로슈다. 로슈는 영국, 유럽에 이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의 허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FDA의 허가 심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올해 안에 미국에서 출시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SD는 현재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MK-3475-A86)을 실시하고 있다. MK-3475-A86 연구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화학요법과 병용한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과 정맥주사 제형을 비교 평가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결과는 올해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는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의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테오젠 측에 따르면,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은 오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오노약품공업-한국BMS제약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니볼루맙)’ 20mg, 100mg, 240mg.
(왼쪽부터) 한국오노약품공업-한국BMS제약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니볼루맙)’ 20mg, 100mg, 240mg.

BMS는 신장암 및 흑색종에서 ‘옵디보’의 피하주사 제형을 평가하는 2건의 3상 연구(시험명: Checkmate-67T 및 Checkmate-6GE)을 진행하고 있다. 두 시험은 국내에서 진행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자사의 PD-L1 면역관문 억제제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durvalumab)의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Pfizer)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된 새로운 PD-1 면역관문 억제제 ‘사산리맙’(sasanlimab)의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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