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차세대 먹거리 마련 분주 … 임상개발 ‘속도전’
제약업계, 차세대 먹거리 마련 분주 … 임상개발 ‘속도전’
한미약품, 한국형 비만신약 IND 승인 후 2개월 반 만에 첫 환자 모집

JW중외제약, 통풍치료 신약 글로벌 3상 5개국 IND 승인 획득 완료

종근당바이오, 보툴리눔톡신 제제 3상 종료 … 첫 피험자 투약 후 7개월만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4.01.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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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들의 임상시험 진행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용화 시기를 앞당겨 빠르게 캐시카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 과제명 : HM11260C)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 시험의 첫 환자를 이달 초 등록했다.

지난해 10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뒤 약 2개월 반 만에 속도감 있게 최초 피험자 등록이 이뤄진 것으로, 회사 측은 앞으로 시험 대상자 모집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임상3상 시험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시험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앞으로 3년 내 국내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다. 과거 파트너사였던 사노피가 진행한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약물의 혁신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한미약품의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국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말레이시아 국립의약품규제기관(NPRA)으로부터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코드명 URC102)에 대한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시험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총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페북소스타트 대비 유효성(혈중 요산 감소 효과)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번 말레이시아 승인으로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의 다국가 3상 IND를 모두 승인받았다. 한국에서는 2022년 11월 IND 승인 후 지난해 3월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시작했으며, 대만에서는 지난해 8월 IND 승인 후 12월 첫 환자 등록을 마쳤으며, 같은 해 9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IND를 승인받았다.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는 에파미뉴라드는 hURAT1(human uric acid transporter-1)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요산 배설 촉진제다.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 및 통풍 질환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에파미뉴라드는 지난 2021년 3월 마친 국내 임상 2b상 시험에서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1·2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 임상3상과 함께 글로벌 기술수출(License-Out)도 추진 중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자체개발 보툴리눔톡신 제제 ‘CKDB-501A’의 임상3상 시험을 지난달 마무리했다.

지난해 4월 첫 피험자 투약을 시작으로 7개월 만에 시험이 종료된 것인데, 총 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 치고는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특히 ‘CKDB-501A’은 임상2상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품목허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CKDB-501A’은 종근당바이오가 지난 2019년 6월 유럽 소재 연구기관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도입한 보툴리눔 균주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에 나선 분말형 보툴리눔톡신 제제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21년 ‘CKDB-501A’의 전임상 시험을 끝낸 뒤 충북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보툴리눔독소 전용 생산시설인 오송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상업화 임상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균주 도입으로부터 약 2년 반 만인 지난 2022년 1월 ‘CKDB-501A’의 임상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약 반년 만에 끝냈고, 이로부터 약 9개월 뒤 임상3상 시험에 직행하며 개발에 더욱 속도를 높였다.

종근당바이오는 미간주름 적응증을 바탕으로 ‘CKDB-501A’의 상업화 임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지난 2022년 12월 해당 적응증에 대한 임상1상 시험이 마무리된 만큼, 머지않아 후속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웅제약은 최초의 국산 바이오 신약인 ‘EGF’(상피세포 성장인자)의 적응증을 항암제 피부부작용 치료로 확대하기 위해 진행 중이던 국내 2상 임상시험을 마쳤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28일 EGF 크림제 ‘DWP708’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의 최종 피험자 관찰을 종료하고 최근 임상 진행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EGFRi(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 항암제 투여 환자에게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피부 발진, 여드름양 발진 등의 피부 부작용 치료에 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한 것으로, 지난 2022년 1월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아, 약 4개월 뒤 첫 피험자를 등록하며 시험을 본격화했다.

이후 약 1년 반 동안 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 지난해 11월 최종 피험자를 등록한 뒤 약 8주간의 관찰 기간을 거치고 시험을 마무리했다.

EGF 크림제는 피부 상피 재생과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로, 피부 부작용에 따른 항암제 투여량 조절과 중단율 감소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EGFR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제 이외에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염 등에도 유효할 것으로 대웅제약은 내다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달 15일 여성 탈모치료제 ‘CKD-498’의 임상2상 시험의 최종 시험 대상자에 대한 관찰을 끝내고 최근 임상 진행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CKD-498’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정보가 없다. 회사 측이 개발 전략상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어서인데, 생약 성분에 기반한 천연물 복합제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종근당이 최근 수년 사이 현호색 추출물을 포함하는 탈모 치료 조성물 특허를 연이어 등록했기 때문이다.

현호색은 양귀비목 현호색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현호색 추출물은 주로 진통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탈모 개선 효과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종근당은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현호색 추출물 및 현호색 추출물로부터 분리된 팔마틴과 데히드로코리달린이 우수한 탈모 개선 효과를 가지는 것을 발견해 특허를 등록했다.

종근당이 개발한 현호색 추출물을 포함하는 탈모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은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있어 여성 탈모 환자에는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등 주요 탈모 치료 성분과 달리 여성 탈모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조성물은 탈모의 대표 원인으로 꼽히는 호르몬 성분인 DHT(디하이드로테스테론)를 처리한 생쥐 실험에서 정상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의 모발 성장 비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서는 ‘속도전’이 R&D 키워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며 “캐시카우 확보 시기를 앞당기는 동시에,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개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외부 시선을 지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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