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포함한 헬스케어분야 M&A가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어니스트 앤 영(Ernst & Young)이 1억 달러 이상 헬스케어 M&A와 헬스케어기업들의 재무재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3년 한해 동안 헬스케어분야 M&A는 118건에 191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2년도(126건, 1420억 달러)에 비해 건수는 줄었으나 건당 평균 M&A 금액은 크게 늘었난 것이다.
2023년 기준 헬스케어 분야 M&A에서 의료기기 비중은 18% 정도이며 의약품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M&A 반등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헬스케어분야 가장 큰 기업인 다국적 제약사의 M&A 참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3년 기준 M&A 투자의 2/3 이상(69%)이 대형 제약사에서 이뤄졌다. 이는 2022년 3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11개의 대형 제약사가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M&A를 진행했다. 특히 머크는 2023년 4월 면역학 전문기업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를 인수해 100억 달러 벽을 넘었고 화이자는 시젠을 43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가장 큰 인수합병 거래로 기록됐다.
2023년 M&A 자금 1조 3700억 달러 ... 2024년 대규모 빅딜 가속화 전망
2023년은 전년대비 M&A 거래 건수가 감소했지만 건당 평균 바이오제약 인수 규모는 77% 증가했다. 2022년의 경우 건당 평균 인수 규모는 12억 3000만 달러였으나 2023년 21억 8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업계는 제약사들이 2024년에도 이러한 대규모 인수계약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바이오제약업계가 여전히 기록에 가까운 M&A 화력(자금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12일 “2023년 기준 바이오제약사들은 1조 3700억 달러 이상의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2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보유액”이라며, “향후 5년동안 주요제품의 특허만료로 주요 수익 문제에 직면해 있어 기업 자체 성장이 아닌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A 대상은 종양학 및 희귀질환, 그리고 비만
기존에도 그랬듯이 향후 M&A 대상도 종양학 및 희귀질환, 그리고 비만이 될 전망이다. 제약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종양학 시장의 엄청난 성장 잠재력은 지난 5년 동안 기업의 M&A 지출을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디. 종양학은 그 가치 및 규모면에서 기업 인수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특히, 2023년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같은 임상적 및 상업적 효과가 증명된 모달리티에 대한 인수가 주요 타깃이 되었다. 2023년 종양학 자산에 대한 M&A 투자는 652억 달러에 달했다.
종양학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규제 환경으로 다른 자산도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희귀질환 분야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같은 규제가 희귀의약품 가격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어 희귀질환 전문기업이 중요한 M&A 대상으로 관심으로 받고 있다. 희귀질환 분야는 종양학에 이어 2023년 한해 가장 큰 인수 대상이 되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게임체인징 혁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비만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심혈관계질환이나 대사질환에서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데이터도 검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뇨 및 비만치료제가 포함된 내분비 및 대사질환 치료제 분야의 시장은 향후 5년 내 78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 대한 M&A 화력도 집중되고 있다.
리스크 완화 차원 신약개발 후기단계 M&A 확대
일반적으로 큰 제약사들이 항상 미래 잠재력 만을 보고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형 제약사들은 리스크가 낮고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업 인수를 선호한다.
실제로 2023년 M&A를 신약개발 단계별로 구분해 보면 임상 3상 및 출시된 단계에 대한 인수가 60%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52%)에 비해 확연히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후기 개발단계 기업 인수 추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