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부터 혈압계, 혈당 측정기, 체온계 등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를 표기하고 의료기기 정보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자율 참여 모집)을 추진할 계획한다.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는 인쇄물의 정보를 음성 및 수어영상으로 변환시켜주는 전자적 표시다.
이번 시범사업은 내년 6월 14일 의료기기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제도 시행을 앞두고 시·청각 장애인이 의료기기 사용 시 불편했던 사항과 점자 등 표시가 필요한 대상을 파악하고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데 따른 것이다.
올해 6월 개정된 '의료기기법' 제23조의2(시각장애인등을 위한 정보제공)는 시·청각 장애인이 의료기기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에게 의료기기 정보를 점자 및 수어·음성 영상변환용 코드 등을 사용하여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24년 6월 14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 단체와 협력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31일까지 약 8주간 시·청각 장애인 및 가족·활동지원사(대리 답변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총 113명(시각 44명, 청각 69명)이 답했다.
주요 조사항목은 ▲의료기기 사용 시 불편 사항 ▲자주 구매·사용하는 의료기기 ▲점자 등 표시를 희망하는 의료기기 대상(품목·정보) 등이었다.
그 결과, 의료기기 사용 시 불편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전체의 46.9%인 53명에 달했다. 주된 불편 요인으로는 전원 버튼 위치나 버튼별 기능 구분 등 의료기기의 사용정보 확인(60건, 29.1%)에 가장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음으로 의료기기 사용 시 주의사항, 유효기간 등 의료기기 표시정보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 1년간 자주 구매·사용한 의료기기로는 코로나 진단키트(108건, 복수응답)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혈압계(63건), 체온계(61건) 순이었다.
점자 등 표시를 희망하는 의료기기로는 혈압계(53건, 복수응답)와 개인용조합자극기(49건), 혈당측정기(46건), 체온계(38건) 순이었다. 이들 기기는 가정에서 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제품들이다.
시·청각 장애인이 제공받기를 원하는 의료기기 정보는 의료기기의 명칭(모델명·제품명)(27건), 업체명(23건),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21건) 순이었다.
식약처는 간담회 등을 통해 점자 등 표시를 권장하고 의료기기에 점자를 표시하는 방법·기준을 안내하는 지침서(민원인 안내서)를 발간하는 등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