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애브비(Abbvie)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텔리소투주맙 베도틴’(telisotuzumab-vedotin)이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NSCLC에 허가된 ADC는 1개 밖에 없는터라 새로운 약물이 탄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9일(현지 시간) 애브비에 따르면,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은 임상 2상 시험(시험명: M14-239)에서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를 확보했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c-MET 양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2차 또는 3차 치료 차수에서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독립적 검토 위원회(BICR) 분석에 의한 전체 반응률(ORR)이었다.
참고로, c-MET은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대표적인 암 유발 유전자로 꼽힌다. 전체 NSCLC 중 약 20%는 과발현된 c-MET 단백질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c-MET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약물은 없다.
M14-239 연구는 국내에서도 시행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2월 M14-239 연구의 임상 2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5명이고, 시험은 국립암센터 등 9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그 결과,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은 괄목할 만한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 ORR은 c-MET 고발현 환자에서 35%, c-MET 중발현 환자에서 23%였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DOR)은 각각 9개월과 7.2개월이었으며, 전체 생존기간은 각각 14.6개월 및 14.2개월이었다.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했으며 새로운 위험성 신호는 보고되지 않았다. M14-239 연구의 전체 데이터는 향후 개최되는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은 고형암 표면에서 과발현되는 c-Met 단백질에 작용하는 동급 최초의 c-MET 표적 ADC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2년 1월, ‘텔리소투주맙 베도틴’을 혁신신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혁신신약 지정의 혜택 중 하나는 임상 3상 확증 시험없이 2상 연구의 대리평가 변수를 바탕으로 조건부 허가 받을 수 있는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브비는 이번 M14-239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가속 승인 경로를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NSCLC 치료 분야에서 ADC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약물은 표적 항원에만 정교하게 세포 독성 반응을 유도하여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대비 부작용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NSCLC 치료제로 허가된 ADC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가 있다. 다만, ‘엔허투’는 전체 NSCLC에서 2~4% 정도 차지하는 HER2 양성 NSCLC 치료에만 사용된다는 점에서 활용도 매우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