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항암 신약 ‘벨바라페닙’ 뇌전이 암세포도 잡는다
한미약품 항암 신약 ‘벨바라페닙’ 뇌전이 암세포도 잡는다
‘뇌암 치료에 이용하기 위한 벨바라페닙’ 특허등록 절차 진행 중

제넨텍·로슈와 공동 출원 … 생쥐 실험서 우수한 BBB 투과율 확인

뇌 내 약물 농도 혈장과 유사한 수준 … 항종양 효과도 뛰어나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3.11.21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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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 신약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이 동물실험에서 뇌로 전이된 암세포에도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혈액-뇌 장벽(Blood-Brail Barrier, BBB) 통과율이 낮아 종양이 뇌로 전이되면 치료가 어려운데, ‘벨바라페닙’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항암제로 개발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뇌암 치료에 이용하기 위한 벨바라페닙’(BELVARAFENIB FOR USE IN TREATMENT OF BRAIN CANCERS)에 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특허출원은 한미약품과 제넨텍 및 제넨텍의 모회사인 로슈가 함께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 2016년 제넨텍에 ‘벨바라페닙’을 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9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벨바라페닙’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됐다.

제넨텍과 로슈는 ‘벨바라페닙’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벨바라페닙’이 BBB를 투과해 뇌종양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특허등록 절차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벨바라페닙’의 판권을 보유한 만큼, 한미약품과 제넨텍, 그리고 로슈 등 3개 회사가 공동으로 특허발명을 출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뇌암 및 기타 신경계 암의 신규 사례 발생률은 10만 명당 6.4명이었고, 이로 인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4.4명이었다. 인구의 약 0.6%는 일생 중 어느 시점에 뇌암 및 기타 신경계 암으로 진단됐으며,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간 동안 5년 생존율은 약 33%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뇌암이나 신경계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극소수다.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의미한 양으로 BBB를 실질적으로 통과하는 소분자 약물은 2% 미만이다.

뇌종양 중 다수는 BRAF 및 NRAS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MAPK 신호전달 경로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흑색종과 같은 암의 확산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벨바라페닙’은 세포실험, 전임상실험, 임상시험 등을 통해 BRAF‧KRAS‧N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다양한 암세포주의 성장을 저해하고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슈와 제넨텍이 ‘벨바라페닙’을 이용한 뇌암 치료 연구에 나선 배경이다.

회사 측이 제출한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벨바라페닙’은 생쥐 실험을 통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며 뇌암 치료에 효과적인 화학요법 약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벨바라페닙’의 뇌 대 혈장 농도 비율(B/P)은 0.8~1.2로, 혈액과 뇌 조직 내 약물 농도 비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일부 실험에서는 뇌 내 ‘벨바라페닙’ 농도가 혈액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물이 BBB를 매우 효과적으로 투과한다는 의미로, RAF 저해제 약물인 ‘베무라페닙’(개발사 및 제품명 : 로슈 ‘젤보라프’, B/P : 0.004~0.01)과 ‘엔코라페닙’(개발사 및 제품명 : 어레이바이오파마 ‘비라토비’, B/P : 0.004)과 비교하면 무려 100~200배 가량 높은 수치다.

‘벨바라페닙’은 뇌 투과 효과뿐 아니라 뇌암에 대한 항종양 효과도 뛰어났다. ‘벨바라페닙’ 5mg/kg과 15mg/kg을 각각 투여한 생쥐 실험군의 평균 생존 기간(mOS)은 34.5일(p<0.05)과 70일(p<0.001)로, 운반제(vehicle)만 투여한 생쥐(mOS : 24.5일)와 비교해 생존 기간을 크게 연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벨바라페닙’ 15mg/kg 투여군은 총 103일의 투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8마리의 생쥐 중 2마리가 생존해서, 실제 평균 생존 기간은 70일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실험에 사용한 생쥐가 인간 종양 세포를 이식한 개체들이고, 설치류 모형을 통해 사람에서의 효과를 신뢰성 있게 예측할 수 있는 만큼, ‘벨바라페닙’이 사람의 뇌암 및 MAPK 돌연변이를 보유하는 전이성 뇌암에 대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혈액-뇌 장벽 투과율이 높은 항암제는 ‘귀하신 몸’ 대우를 받는다. 실제 유한양행이 개발한 항암 신약 ‘렉라자’는 뇌전이 환자에 대한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벨바라페닙’이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뇌전이 환자에 효과를 보일 경우, 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RAF·RAS 억제제 계열 경구용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제넨텍은 이전에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를 받은 NRAS 변이 진행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 단독요법,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2제 병용요법, ‘코비메티닙’ 및 ‘니볼루맙’ 3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평가하는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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