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넘으면 폐렴이 암보다 무섭다”
“65세 넘으면 폐렴이 암보다 무섭다”
암·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 … 하루 73명꼴 사망
  • 임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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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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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은 폐렴구군에 의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폐렴구균에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감염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폐렴은 폐렴구군에 의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폐렴구균에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감염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과 코미디언 백남봉, 배삼룡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인이라는 점 외에도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폐렴으로 사망했다. 폐렴은 암이나 심장질환처럼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고령층에선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통한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캐나다 의사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는 폐렴을 “인류를 죽이는 질환의 대장(Captain of the Men of Death)”으로 표현했을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 6710명으로 2017년 1만 9378명보다 5년 사이 37%가 늘었다. 하루 평균 73명 정도가 폐렴으로 사망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것은 환자 수 추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춤한 듯 보였던 사망자 수는 현재 우상향으로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의들은 “고령 인구의 증가와 의약품의 발달로 오래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특히 노년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11월 12일 ‘세계 폐렴의 날(World Pneumonia Day)’을 맞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윤석 교수와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의 도움말로 폐렴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원인은 폐렴구균… 65세 이상·만성질환자·임산부·소아엔 치명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윤석 교수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윤석 교수

폐렴(肺炎, Pneumonia)은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이다.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증인 경우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65세 이상 고령자이거나 만성질환자다.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알려진다. 고위험군인 임산부나 노인·소아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퍠혈증과 같은 중증감염으로의 진행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윤석 교수는 “폐렴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고열과 기침, 가래가 특징이지만, 노인의 경우 기침, 가래 없이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65세 이상에서 감기 증상에 고열과 기침, 가래가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활습관 개선, 폐렴 예방백신으로 예방… 올해 1958년생까지 무료접종

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우선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평상시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거나,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는 65세 이상 혹은 65세 미만에서 만성심장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만성신질환, 항암 환자, 당뇨, 인광와우 및 뇌척수액 누수, 면역억제제 투여, 장기 및 조혈모세포 이식, 무비증 등이 있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약 75%, 당뇨병·심혈관계질환·호흡기질환자 같은 만성질환자는 65~84%까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폐렴 예방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균 중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13개(PCV13), 23개 폐렴구균 항원(PPSV23)을 가지고 있다. 13가 단백결합백신(PCV13)과 23가 다당류백신(PPSV23)을 순차적으로 접종하며, 13가 백신은 1회 접종한다. 65세 이전에 23가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피접종자의 상태에 따라 5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1~2회 23가 백신을 재접종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올해는 1958년생까지 무료접종 대상이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권고된다.

김윤석 교수는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미만 만성질환자나 기저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고 인플루엔자 백신도 매년 접종을 권고한다”며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의 모든 소아나 5세 이상의 고위험군 소아도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백신 투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폐렴은 빠른 항생제 투여가 우선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

일반적으로 폐렴은 흉부X선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염증 모양이나 범위, 합병증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흉부CT(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기도 한다.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검사와 혈액 및 소변에서 혈청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 배양검사를 하더라도 균이 확인되기까지는 최소 3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폐렴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경험적 항생제 요법을 시작한다. 항생제 외에도 수분 공급,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 보충이 필요하다. 열이 40℃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폐렴은 암·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사망원인 3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렴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해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과 가슴이 찢어질 듯한 심한 기침 그리고 누런 가래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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