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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가 미국에서 담도암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일(현지 시간) ‘키트루다’를 담도암 치료제로 확대 허가했다. 대상 적응증은 진행성 및 절제 불가능한 담도암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백금 기반 화학 항암제의 병용요법이다.
이번 허가는 ‘KEYNOTE-966’ 3상 임상 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해당 시험은 진행성 및 절제 불가능한 간내 암종이나 간외 암종, 담낭암종 등의 담도암 환자 1048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위약+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대조 평가한 연구였다.
KEYNOTE-966은 국내에서도 시행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8월, KEYNOTE-966 연구의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50명이고, 실시 기관은 삼성서울병원 등 11개 기관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KEYNOTE-966’ 연구에서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17% 감소시키며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25.6개월의 추적 관찰 시점에서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은 12.7개월로, 위약군 10.9개월보다 2개월가량 개선됐다.
다만, 주요 2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객관적 반응률(ORR)의 경우 위약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군의 PFS과 ORR은 각각 6.5개월, 29%였으며, 위약군은 5.6개월, 29%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키트루다’의 안전성 또한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수준이었다. ‘키트루다’ 투여군의 55%는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일시적으로 끊었으며, 전체의 15%는 투약을 영구 중단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은 호중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빈혈, 백혈구 감소증, 발열, 피로, 담관염, 담도 폐쇄 등이었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키트루다’군이 위약군 대비 5% 이상 더 높았다.
이러한 임상 결과에도 MSD 측은 담도암 분야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했다는 점에 만족하는 모양새다.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MSD 관계자는 “제한된 치료 옵션으로 인해 담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 미만이며 진행성으로 발전하면 3%로 뚝 떨어진다”며 “‘키트루다’가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담즙을 운반하도록 연결되는 관으로, 이곳에 생기는 암을 담도암이라고 한다. 절제술은 담도암에 대한 표준 치료법이지만, 환자의 40~50%는 절제 불가로 진단된다. 진행성으로 발전할 경우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백금 요법을 사용하는데, 평균 기대 수명이 1년 미만이다.
한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durvalumab)는 면역관문 억제제 중 가장 먼저 담도암 1차 치료제로 진입한 바 있다.
FDA는 지난해 9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해당 허가의 근거로 활용된 3상 연구(시험명: TOPAZ-1)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은 대조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25% 감소시켰는데, 이는 ‘키트루다’보다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