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파킨슨병 진단법 제시 ... “더욱 효과적인 질병 관리 가능”
세계 최초 파킨슨병 진단법 제시 ... “더욱 효과적인 질병 관리 가능”
아직 확립된 파킨슨병 진단법 없어 ... 대부분 이미 진행 뒤 진단

LRRK2 이상 기능,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 시켜 파킨슨병 유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0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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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파킨슨병 환자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알츠하이머에 이어 신경 퇴행성 질환 중 가장 많이 발병하는 파킨슨병에 대한 사상 첫번째 진단법이 제안됐다. 그간 체계적인 진단법이 없었던터라 해당 방법이 상용화될 경우 조기에 개입하여 질병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세포가 부족하여 나타나는 만성 진행성 퇴행성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신체 떨림, 근육 강직, 느린 움직임 등이 있다. 도파민의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주요 증상이므로, 도파민 작용제 투약이 주요 치료 전략이다.

이 질환은 현재 의료 기술 수준으로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도파민 작용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질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조기 치료가 질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 관찰된 바 있다.

문제는, 현재까지 파킨슨병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전문의의 재량에 따라 진단은 병력, 증상,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뇌 PET 촬영 등의 신경학적 및 신체적 검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도파민성 신경세포 사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도파민 운반체(dopamine transporter)의 수준을 측정하는 단일광자방출 단층촬영(SPECT)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보조 도구일뿐, 진단을 확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에는 부족하다. 이는 아직까지 파킨슨병의 바이오마커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을 개발하여 신경 손상이 악화되기 전 개입할 수 있는 조기 치료 체계를 확립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소기관의 하나로 세포 호흡에 관여한다. 세포 기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철분 결핍과 같은 스트레스 요인을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외부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미토콘드리아 자체에서 생길 수도 있다.

노화가 지속되고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 미토콘드리아는 죽거나 DNA가 손상되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가 기능 이상으로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되는데, 파킨슨병도 이러한 요인 중 하나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전에 사망한 파킨슨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손상된 DNA가 발견됐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를 잠재적 바이오마커 후보로 삼았다. 이후 연구팀은 혈액 표본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을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미토 DNADX’라는 PCR 기반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를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혈액 표본을 시약한 결과, 환자의 혈액 속 LRRK2 키나아제 효소에 돌연변이가 많이 발견될 수록 미토콘드리아의 DNA 손상 수준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LRRK2은 단백질과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위한 특정한 구조적 틀을 제공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효소이다.

LRRK2 변이는 특발성 다발성 경화증 및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됐고, LRRK2의 이상 기능이 미토콘드리아의 DNA 손상을 초래한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LRRK2의 이상 기능과 파킨슨병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연구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임상 실험 또한 개시했는데, 이 시험에서도 LRRK2을 저해하는 약물을 사용할 수록 생쥐의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이 감소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LRRK2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유망한 표적이라는 점을 밝혔다”며 “현재 다양한 임상 시험에서 LRRK2 억제제가 그 유효성에 대해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듀크대학교와 협력을 맺은 디날리 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 압캠(Abcam), 바이오젠(Biogen) 등의 기업은 파킨슨병에서 LRRK2 억제제를 평가하는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듀크 의과대학 신경학 및 병리학 부교수인 로리 샌더스(Laurie Sanders) 박사는 “현재 파킨슨병은 대부분 심각하게 신경학적 손상이 이미 발생한 후 임상 증상에 근거해 진단된다”며,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으면, 환자를 정확하게 식별하여 더 나은 치료법, 잠재적으로 완치법까지 개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0일(현지 시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파킨슨병의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에 대한 혈액 기반 표지자(A blood-based marker of mitochondrial DNA damage in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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