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약제 선택에 따라 치료 결과도 달라” ... 처방 시장 후폭풍 예고
“당뇨 환자, 약제 선택에 따라 치료 결과도 달라” ... 처방 시장 후폭풍 예고
서울대-고려대 공동 연구팀,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 심혈관질환 위험도 비교·분석 결과 발표

다파글리플로진이 엠파글리플로진보다 우수 ... 심부전 위험 16% ,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24% 감소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17 0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같은 계열의 약물일지라도 어떤 약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당뇨환자의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의 효능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희선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서울의대 임재현 박사과정(전문의) 공동 연구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 2종류(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를 사용한 당뇨 환자 14만 5504명을 추적하여 사용한 약제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 디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 디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

당뇨병 치료약인 SGLT-2 억제제는 콩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유도하는 ‘SGLT-2’를 억제함으로써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게 하고 이를 통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의 약물이다. 이 계열의 약물은 당뇨병 치료약 중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최초로 보고돼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 연구는 그동안 주로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을 동반 환자나 서양인을 대상으로 하여 경증 동양인 환자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꾸준한 관심사였다.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 간 효능 비교도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를 분석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SGLT-2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국내 경증 당뇨 환자 14만 여명을 사용한 약제에 따라 다파글리플로진 및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으로 구분하고, 다른 요인이 심혈관질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교정하기 위해 1:1 성향점수 매칭을 시행했다.

이후 약 2.1년간 추적 관찰하여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그리고 이상 4가지 질환의 종합적·개별적 발생 위험도를 두 그룹 간 비교를 통해 분석했다.

 

두 SGLT-2 억제제 사용 그룹의 심혈관질환 사건 발생 위험 비교 그래프.
<두 SGLT-2 억제제 사용 그룹의 심혈관질환 사건 발생 위험 비교 그래프>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은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심부전(B) 발생 위험도가 16%,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E) 발생 위험도가 24% 낮았다.

그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은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발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은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이는 두 약제가 각각 유도하는 신경호르몬 반응이 서로 다르고,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의 SGLT-2 친화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이다. 예컨대 SGLT-2 친화도가 높을수록 이 단백질과 잘 결합하여 약물의 효과가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만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의 기전적 차이를 증명하려면 두 약제를 비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구 결과가 약제 선택에 미치는 영향 등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확대 해석 경계 속에 연구결과 놓고 연구원간 해석 온도차   

이를 의식한 듯 연구팀은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두 그룹에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4가지 질환의 종합적 위험도는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이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부작용 발생 여부로 평가한 약물 안전성도 동일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두 약제가 동일하므로, 연구 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4가지 질환의 종합적 위험도에서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이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약간 낮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향후 약제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방증하듯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은 연구팀 개개인마다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 강남센터 이희선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서울의대 임재현 박사과정.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 강남센터 이희선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서울의대 임재현 박사과정 전문의.

우선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는 “두 종류의 SGLT-2 억제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우수한 약제”며,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 연구에서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동양인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경증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병원 순환기내과의 이희선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처방되는 2가지 약제의 예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에서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고려대 구로병원 최유정 교수와 서울의대 임재현 전문의는 한 발 더 나아가 “당뇨는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라며 “대규모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 및 의료진들의 약제 선택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처방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참고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IF: 9.6)’ 최신호에 발표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