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마운자로’, 비만치료 수요급증에 공급난 현실화
당뇨약 ‘마운자로’, 비만치료 수요급증에 공급난 현실화
‘마운자로’ 불티나게 팔리는 중 ... “공급난 더 악화될 것”

오프 라벨 사례 증가로 매출 악영향 미쳐

“매출 전망, 공급난 해결 여부에 달려있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06 0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성비만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가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다.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자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리면서 제조 업체들이 이같은 수요를 뒤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의 경우, 연내 체중 감량 적응증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LP-1 작용제는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에 작용하고, 장내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활성화 및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여 혈당 수치를 낮춘다. 이러한 과정에서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 개발되었으나, 임상 연구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관찰되면서 일부의 경우, 체중 감량제로 허가된 바 있다. 대표적인 약물은 덴마크 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와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이다.

GLP-1 작용제는 이후 체중 조절 약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매김했다. 특히, ‘위고비’는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에 출시된지 불과 몇 달 만에 품절됐다. 이 때문에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판매 및 마케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공급을 재개했지만, 지속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비만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은 비슷한 계열 약물로까지 수요가 이동하며 의약품의 허가 외 사용(오프 라벨)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릴리의 ‘마운자로’가 본격적으로 공급난에 직면했다.

 

‘마운자로’ 공급난 현실로 ... 4분기 기대 이하 판매 실적

‘마운자로’는 GLP-1 및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 수용체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이다. 식단 조절 시 발생하는 대사 적응 반응을 약화시켜 음식 섭취를 줄이고 대사 조절 장애의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FDA는 지난해 5월, ‘마운자로’를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 대한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 보조제로 허가했다.

‘마운자로’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사용 허가된 약물이지만, GLP-1 계열 약물이라는 근거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개최된 릴리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에 ‘마운자로’는 2억 7900만 달러(한화 약 3428억 6310만 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약 7개월간 4억 8300만 달러(한화 약 5935억 5870만 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할 시, 약 50%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는 업계에서 전망한 ‘마운자로’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인 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4546억 9300만 원)를 훨씬 하회하는 수치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릴리는 이미 ‘마운자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른 공급난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수요 폭증의 원인으로는 릴리가 실시했던 처방전 할인 카드(Prescription Discount Card) 정책과 연관된 오프 라벨 사례 증가가 꼽힌다. 처방전 할인 카드란 미국에서 환자가 처방전을 활용하여 의약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의료 보험과는 무관하다. 정기 요금 혹은 일정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의약품을 정가 대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 주 정부, 환자 협회, 비영리 단체, 제약 업체에 의해 시행된다. 

릴리는 ‘마운자로’ 출시 이후 ‘마운자로’ 세이빙 카드 프로그램(Mounjaro Savings Card Program)을 시행했다. ‘마운자로’의 1회 투약 정가는 약 1000 달러(한화 약 122만 8500 원)에 달하지만, 제2형 당뇨병 처방전을 가진 환자가 ‘마운자로’ 세이빙 카드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25 달러(한화 약 3만 725 원)에 이용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거짓 처방전을 받아 ‘마운자로’ 세이빙 카드 프로그램을 악용한 사례가 증가하여 수요는 폭주했지만, 매출 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마운자로’의 오프 라벨 사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운자로’의 공급난은 더욱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연내 ‘마운자로’가 체중 감량 적응증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릴리는 과체중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URMOUNT-1)을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시험은 오는 4월에 최종 완료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FDA는 지난해 10월, ‘마운자로’를 체중 감량에 대한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까지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적응증 확보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릴리는 현재 심사대에 오른 형국”이라며 “‘마운자로’ 매출 전망은 공급난 해결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이들은 “체중 감량에 대해 절박한 이들에게 GLP-1 작용제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GLP-1 작용제는 체중을 기적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법이 아니다”며 “‘마운자로’가 아직까지 제2형 당뇨병 치료 용도로 허가된 만큼 해당 환자들에게 이 약물들이 문제 없이 제공 되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