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상훈] 뇌동맥류란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탄력층이 손상되거나 결손되어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혈관 내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혈관 꽈리라고도 불리며, 부풀어 있는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에는 뇌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는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법을 선택한다. 뇌동맥류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뇌졸중은 크게 출혈성 뇌졸중과 허혈성 뇌졸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은 흔히 중풍으로 알려져 있는 질환으로, 뇌혈관이 막히면서 혈액 공급이 중단되어 생기는 질환이고, 출혈성 뇌졸중이란 뇌혈관이 파열되면서 뇌출혈의 형태로 발생하는 질환을 총괄하는 용어다. 그중에서도, 뇌동맥류라 하면 출혈성 뇌졸중 중에서도 특히 뇌 지주막하출혈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뇌동맥류 자체는 뇌혈관이 부풀어 있는 그 상태 자체를 지칭하는 진단명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뇌동맥류 자체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허혈성 또는 출혈성의 증상보다는 뇌동맥류의 크기로 인해 신경이 압박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일반적으로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크게 증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 출혈 순간 두통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머리에 천둥이 친다, 혹은 망치로 맞는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매우 극심한 강도의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의학적인 용어로도 “벼락 두통”으로 지칭할 만큼 특징적이다 그 외에도 출혈로 인한 오심, 구토, 뒷목 통증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압이 올라가면서 뇌압 상승의 증상으로 의식 저하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출혈 위치에 따라서 뇌 내출혈이 동반되면서 반신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결손이 동반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진이 대중화되고, MRI나 CT 등의 검사기기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이런 뇌동맥류가 건강검진이나 두통, 어지러움증 등에 대한 일차진료의 결과로 발견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실제로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아닌 파열로 인한 뇌출혈의 증상은 본인이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출혈량이 적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단순 두통으로 오인하여 치료를 받지 않다가 재파열 되면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각증상이 발생한다면 허혈성이건 출혈성이건 뇌졸중을 염두에 두고 병원에 내원해서 전문의들의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파열되지 않는 뇌동맥류는 많은 경우 혈관 내로 접근하여 색전술을 실시하거나, 혹은 머리를 열고 혈관을 결찰해주는 결찰술 등의 치료법이 있다. 하지만, 뇌동맥류의 크기가 작거나 치료 중 발생하는 합병증의 위험이 자연 출혈의 위험성보다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료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면서 경과 관찰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뇌영상검사, 뇌혈관촬영을 실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크기가 작고 비교적 안전한 위치의 뇌동맥류가 발견되어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 무조건적으로 머리를 열고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관리하면서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하는 경우도 있다. 고령의 환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뇌 치료를 하느니 죽는 게 났다”라고 생각하셔서 아예 검사 자체를 거부하는 분들도 많은데, 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다 치료를 하는 게 아니다 보니, 검진 자체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질환 자체와 더불어, 뇌출혈 이후 발생하는 합병증도 중요하겠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첫 출혈 이후 발생하는 재출혈, 혈관연축, 수두증이 있다.
첫 번째, 재출혈이란 첫 출혈 이후 24시간 이내에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재출혈이 발생할 경우 사망률이 70%를 넘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합병증이다. 첫 출혈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자각증상 발생 시에는 조기에 병원에 내원하여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혈관연축은 지주막하 출혈을 겪는 환자의 약 3분의 2정도에서 발생하며, 이 중에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는 약 3분의 1정도로 알려져 있다. 출혈 이후에 뇌혈관이 수축하면서 뇌로의 혈류 공급이 감소하는 합병증으로 출혈 후 3일~14일 사이에 대부분 발생하며, 이를 방치한다면 혈류 공급이 감소하면서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합병증이다.
세 번째, 수두증이란, 지주막하 출혈 이후 뇌척수액의 순환이 저하되면서 뇌에 물이 차게 되는 합병증이고, 뇌압 상승으로 인한 증상들이 유발되어 의식 저하, 배뇨 장해, 보행 장해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출혈 후 급성으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발생할 경우 뇌척수액의 순환을 보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라는 질환 자체가 원인이 알려져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뇌혈관이 혈류에 계속 압력을 받게 되어 뇌동맥류가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족력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한 가계도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명확하게 밝혀진 유전적 소인이 없음에도 가족력이 존재하는 것을 볼 때, 가족들끼리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역시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명확한 유전적 소인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도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흡연 등이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음식을 짜게 먹거나, 흡연을 하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행동 습관을 가족집단 내에서 공유하면서 가족력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금연 등을 잘 실천하면서, 주기적으로 뇌혈관 검진을 받아야 하겠다. [글·대전선병원 신경외과 이상훈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