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조현병 치료 새장 열었다
주간 메디컬 탑픽 | 조현병 치료 새장 열었다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2.02.20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지난 한 주(02월 13일~19일)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다수 소개됐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고 단백질 ‘ΔNp63(델타 Np63)’이 종양 성장을 촉진시켜 폐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알츠하이머병 치료 새로운 접근법 제시됐다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준곤 교수, 부산대학교 화학과 최정모 교수 [사진 = 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준곤 교수, 부산대학교 화학과 최정모 교수 [사진 =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점 돌연변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준곤 교수, 부산대학교 화학과 최정모 교수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초기 상호작용을 방해해 단백질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고 세포 독성을 완화하는 점 변이체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점 돌연변이란 단백질의 전체 아미노산 서열 중 한 개가 바뀐 돌연변이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1개부터 4개까지의 점 돌연변이를 갖는 점 변이체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특정 상태를 표적으로 하지 않고 단백질의 점 변이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병원성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응집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후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 과정에서 초기 상호작용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 영역을 규명해냈다. 단백질 상호작용을 저해할 수 있는 변이체를 설계, 실제 응집체 형성이 억제되고 세포 독성이 완화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백질 구조에 기반한 체계적인 설계를 통해 고안된 변이체를 이용, 병원성 비정형 단백질의 응집 현상을 저해하는 연구 방법론은 아밀로이드 베타뿐만 아니라 알파 시누클레인, 타우 등 다른 단백질의 구조를 이해하고 응집 현상을 제어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설계된 변이체가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세포 수준에서도 확인했다. 다만 이를 실제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차원 실험 모델에서의 효과 및 안정성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츠하이머병이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치매의 유형을 말한다. 아직 정확한 원인 물질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한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의 주성분 단백질이다. 

 

피부암 유발 단백질 ‘델타 Np63’ 폐암도 유발

엘사 R. 플로레스 센터장 [사진=모핏 암센터]
엘사 R. 플로레스 센터장 [사진=모핏 암센터]

단백질 ‘ΔNp63(델타 Np63)’이 종양 성장을 촉진시켜 폐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지정 종합암센터 모핏 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 연구팀은 ΔNp63이 폐 줄기 세포의 자가 재생 및 분화 과정을 조절해 폐암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피부암을 일으키는 ΔNp63 단백질이 폐에서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폐암 발병에서 ΔNp63의 역할을 정의하기 위해 폐 선암종 및 편평세포암종이 있는 마우스 모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폐에서 ΔNp63이 없는 마우스가 ΔNp63이 있는 마우스에 비해 폐 종양이 더 적게 발생하고 줄기 세포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ΔNp63이 종양 촉진제로서 기능할 수 있고 피부에서와 같이 폐에서 줄기 세포의 자가 재생 및 분화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ΔNp63에 의해 제어되는 분자 메커니즘(molecular mechanisms)을 추가로 조사했다. 그 결과, ΔNp63이 BCL9L(B세포림프종 9 유사) 단백질의 핵심 유전자 중 하나인 세포 분화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증폭자 영역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BCL9L이 폐 선암종과 편평세포폐암에서 ΔNp63의 종양 촉진 효과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CL9L 수치가 높은 폐 선암종 환자의 경우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 변경이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줄기세포는 모든 조직에 존재하며 자가 재생 능력과 여러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엘사 R. 플로레스(Elsa R. Flores) 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폐 선암종과 편평세포폐암 모두에서 폐암 줄기 세포의 증폭자 환경을 조절하는 ΔNp63의 발암성 역할을 보여줬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치명적인 종양의 발달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반 색소 이상, 습성 황반변성 발병 100배 이상 높여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준원 교수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준원 교수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색소 이상이 발견되면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준원 교수 연구팀은 탈색소 병변의 크기에 따라 습성 황반변성 진행 위험이 최대 132배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황반변성은 황반에 쌓인 노폐물인 ‘드루젠’과 망막의 색소가 짙어지거나 연해지는 ‘색소 이상’을 확인해 진단한다. 대부분의 서양인 황반변성 환자가 드루젠 소견을 보여, 지금까지 국내에서도 드루젠 확인을 위주로 진단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드루젠 없이 색소 이상만을 보이는 동양인 황반변성 환자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황반변성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드루젠 없이 색소 이상 소견만 보이는 환자 241명을 대상으로 안저 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을 진행했다.

안저 검사로 안구 안쪽의 망막 등을 찍고, 빛을 이용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망막·황반의 단면을 관찰해 습성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가능성을 보이는 증후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안저 검사에서 탈색소 병변의 크기가 클수록 습성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도가 높았다. 탈색소 병변이 없는 경우 대비 최대 23배 더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특히, 안저 검사에서는 탈색소 병변으로 나타나고 빛간섭단층촬영에서 관찰되는 ‘망막색소상피 올라감(elevation)’ 소견의 크기가 클수록 습성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도가 높았다. 망막색소상피가 정상인 경우 대비 최대 132배 더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주로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망막에서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으로 선진국에서 실명 원인 1위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습성’과 ‘건성’으로 나눌 수 있다. 중심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황반변성은 대부분 습성이다. 건성 황반변성은 습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정기 검진이 필요하며, 습성으로의 진행을 빠르게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좋은 예후에 중요하다.

 

조현병 환자 새로운 유전적 원인 규명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황인우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황인우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운동성 저하 및 소뇌 크기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조현병 환자의 새로운 유전적 원인과 그 기작이 규명돼 주목된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 연구팀(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황인우 박사)은 조현병 환자에서 소뇌의 크기가 감소하는 현상의 원인 유전자가 ‘Ebp1’임을 밝혀내고, 그 기작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에서 Ebp1 돌연변이가 발견된다는 것에 착안, Ebp1 뇌 특이적 결손 마우스를 제작했다. 

신경세포에서 Ebp1을 제거하면 마우스의 소뇌가 정상적으로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소뇌의 중요 신경세포인 퍼킨지 세포의 감소, 시냅스 붕괴 및 운동성 저하를 동반하고 조현병 증상을 나타낸다는 것도 확인했다. 

①퍼킨지 세포 : 소뇌에 위치하고 있는 가바를 방출하는 억제 신경세포 (가바너직 뉴런, GABAergic neuron)로, 소뇌에서 바깥층인 소뇌 피질에서 신호를 내보내는 유일한 세포다.

②시냅스 : 두 개의 신경세포 사이에서 메시지 (뉴로트랜스미터, Neurotransmitter)를 전달해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Ebp1을 소뇌 및 퍼킨지 세포 발달시기에 다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 중 하나로 규명했다. 특정 신경세포의 발달시기에 맞춰 특수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 소뇌의 정상적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나아가 연구팀은 소뇌 발달 시기에 맞춰 Ebp1 결핍 마우스 자궁 내 배아 소뇌에 Ebp1 야생형과 조현병 환자 유래 돌연변이형을 전기천공법으로 주입, 이후 태어난 마우스의 조현병 증상 및 운동성을 확인했다. Ebp1 야생형은 병적 증상과 운동성이 개선된 반면, 돌연변이를 주입한 마우스는 여전히 조현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조현병 환자의 대뇌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 MRI 분석 결과, 소뇌의 부피가 유독 크게 감소되어 있다는 보고가 지속되고 있었다. 이후 소뇌 기능이상과 발달성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시되어 왔는데, 그 병인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미한 상황이다. 

안지인 교수는 “조현병 발병의 원인을 종전의 연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했고, Ebp1의 돌연변이가 조현병 및 소뇌의 기능 장애에 중요한 연관이 있음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조현병의 새로운 치료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기오염, 청력도 손상킨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사진=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사진=길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청력손실(난청)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을 흡입함으로서 체내 산화스테레스가 증가해 청력손실 위험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팀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1만 50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기오염이 청력손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미세먼지와 청력손실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연구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1만 5051명을 연구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2)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에 국내 대기환경기준치(50µg/m3) 이상 노출(검진 전 3년간)된 군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군보다 어음역대(speech frequency) 청력손실 위험이 1.2배 높았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에 기준치 이상 노출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청력손실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중요 발병 요인인 나이, 소음노출, 기저질환, 기타 생활습관 및 환경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관찰된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고 밝혔다.

최윤형 교수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 영향으로 달팽이관이 퇴화해 청력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가 일생 생활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밖에 없는 대기 물질이 청력손실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력손실(난청)은 감각계질환 중 가장 유병율이 높은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6.1%(약 4억 4600만 명)가 청력손실을 갖고 있다고 보고된다. 청력손실은 달팽이관(cochlea) 손상으로 발생한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독립성 및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와 소음 노출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 현상과 이어폰 사용이 잦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청력손실 환자는 2012년 27만 6773명에서 2017년 34만 9476명으로 5년간 126.3%로 증가했다.

내이(inner ear)의 달팽이관(cochlea)은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으로 산화스트레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이다. 대기오염 노출에 의한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 달팽이관의 세포 자멸을 이끌며 혈류의 흐름을 줄어들게 한다. 이는 결국 청각 신경전도 속도를 늦추거나 청력 역치를 높이게 되어 청력손실에 이르게 된다.

최 교수는 “청력손실은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청력손실의 위험요소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더 의미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일상생활 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청력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을 더욱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뇌신경세포 가지돌기 가시 조작으로 약물 중독 억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뇌신경세포 가지돌기 가시 중 일부의 모양을 조작하면 약물 중독 조절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중격측좌핵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가지돌기 가시의 변화를 유도했고 정신신경 자극제가 야기하는 약물 중독 반응의 발현을 억제했다고 밝혔다.

가지돌기 가시는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새로운 행동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독성 약물이 대뇌 보상회로 내 가지돌기 가시에 양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기존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가지돌기 가시의 다양한 형태에 따른 질적인 변화와 약물 중독과의 관련성을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용 쥐에게 정신신경 자극제인 암페타민을 반복적으로 투여해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인 ‘행동민감화 반응’을 유도했다. 이들 쥐에서 중격측좌핵의 가지돌기 가시 중 일부 얇은 가시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가지돌기 가시의 성숙도를 조절하는 라딕신이란 단백질의 인산화를 모방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중격측좌핵에서 과발현시켰다. 그 결과, 암페타민 행동민감화 발현이 억제됐고, 중격측좌핵 내 가지돌기 가시 중 얇은 모양의 가시 상당수의 몸길이가 길어져 있었다.

뇌 안에 위치한 대뇌 보상회로를 자극하면 쾌감이 만들어져 특정 행동을 반복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 중독성 약물은 보상회로에 과도한 쾌감을 비정상적으로 유도하고, 결국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적 중독상태에 이르게 한다.

연구는 중독성 약물에 의해 중격측좌핵의 가지돌기 가시에 질적인 형태 변화가 나타나며 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중독 행동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이 과정에서 라딕신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라딕신의 가지돌기 가시 조절 작용 기전과 중독 행동에서의 역할을 보다 심도있게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왼쪽부터) 자히르 자베리아 연구원, 김현기 연구원, 김진수 박사 [사진=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왼쪽부터) 자히르 자베리아 연구원, 김현기 연구원, 김진수 박사 [사진=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면 파편 형태로 뇌에 침착돼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사물질의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의한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최근 10여 년 사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주목하고 그 원인을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에서 찾고자 했다. 연구팀은 작년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흡수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태아기, 수유기, 청소년기, 장년기 등 전 연령대의 실험쥐에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을 2주∼12주(태아기·수유기·청소년기 2주 투여, 장년기 12주 투여) 간 먹였다. 연구팀은 행동 실험, 뇌 조직 분석, 장내미세균총 분석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실험방법을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입증했다.

가장 뚜렷한 증상을 보인 행동 실험에서는 사회성을 알 수 있는 3챔버 테스트로, 미세플라스틱 섭취 후 전 연령대에서 사회성이 감소하고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회성 지수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지 않은 쥐에 비해 약 50% 낮게 나타났다.

특히, 임신한 쥐(태아기)에 미세플라스틱을 2주 간 먹인 후 태어난 새끼 쥐가 생후 4주 후 자폐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나타나 유전적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다.

뇌 조직 분석 결과, 청소년기 쥐에서 전자현미경을 통해 둥근 미세플라스틱이 파편 형태로 뇌에 침착된 것이 확인됐다. 자기공명분광법(MRS)으로 뇌의 해마체와 전두엽 피질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 이후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대사물질의 교란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유전자 분석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를 확인했다.

장내 세균의 생태계인 장내미세균총 분석에서는 청소년기 쥐에서 메타지노믹스 분석 기법을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와 동일한 박테리아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영유아에 발병하는 난치성 신경발달장애로 사회적 관계형성의 어려움,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 집착과 제한된 관심 등의 행동을 보인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김진수 박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먹이사슬을 거쳐 식탁에 다시 오르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자폐스펙트럼 장애 뿐 아니라 다른 난치성 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관련성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①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 5mm 이하의 고체 플라스틱 조각으로 작은 알갱이가 피부 표면에 닿아 각질제거와 세정효과를 냄

② 3챔버 테스트: 3개의 연결된 방을 이용해 실험쥐의 행동을 관찰해 사회성 지수를 확인함. 방 A에 교류가 없었던 낯선 쥐와 방 B에 친밀한 쥐를 넣고 어느 쪽으로 쥐가 이동해 더 많은 상호작용이나 관심을 보이는지 여부 등을 수치화해 사회성 지수를 도출하는 동물행동 실험방법

③ 자기공명분광법(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MRS): 자기공명영상기기(MRI)를 이용해 살아있는 생명체 내 특정영역의 세포활동에 의한 대사산물의 변화를 파악 할 수 있는 비침습적 영상분광 방법

④ 메타지노믹스 분석 기법: 배양이 가능하지 않은 미생물 전체를 한 번에 분석하여 동물의 장과 같은 곳에 존재하는 유전체(유전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기술. 대량의 서열해석방법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양의 미생물을 분석할 수 있음

 

한국인 ‘BRCA 돌연변이’ 난소암 환자 특성 밝혀졌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백이선 교수 [사진=강북삼성병원 제공]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백이선 교수 [사진=강북삼성병원 제공]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한국인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되어 향후 부인암 중 난치암으로 분류되는 난소암의 치료 방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백이선 교수 연구팀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상피성 난소암 환자군의 분석을 통해 한국인에서의 유병률 및 치료 반응 평가를 포함한 이같은 내용의 임상적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주로 암 발병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담당하는 유전 코드다. 일반인에게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난소암 발생 확률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BRCA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보고 된 바 있다.

반면 BRCA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난소암 환자에게서 갖는 특징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까지 보고된 BRCA 변이에 대한 데이터는 대부분 서양인들의 데이터여서 한국인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이번 연구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이번 연구는 대한부인종양학회 다기관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상피성 난소암으로 진단된 298명의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BRCA 돌연변이 검사 실시 후 28.1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먼저 연구팀은 한국 난소암 환자들의 유전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BRCA 돌연변이 유병율이 약 20%인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 상피성 난소암 환자에서 BRCA 돌연변이 (생식계열) 유병율이 약 26%로, 비교적 높은 유병율을 보였다.

두 번째로 BRCA 돌연변이를 미보유한 난소암 환자와 BRCA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 간의 임상적 특성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연령, 발병 부위 및 수술 후 잔존 질환, 1차 발병에 대한 생존율 등에서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재발 이후 생존율 분석 및 단계별 치료 반응 평가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난소암 2차 발병 시 BRCA 돌연변이를 미보유한 환자의 경우 약 34.5%의 치료 반응률을 보였으나, BRCA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 군의 경우 치료 반응률이 약 60%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3차 발병의 경우, BRCA 돌연변이를 미보유한 환자의 치료 반응률은 약 13.3%인 반면, BRCA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의 경우 약 66.7%의 치료 반응률을 나타내 더욱 극명한 차이를 기록했다.

백이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인 상피성 난소암 환자에 BRCA 돌연변이 유전자가 갖는 다양한 특징 및 영향들을 분석했다”며 “이는 향후 치료 방향 결정 및 예후 예측 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