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의 메디칼 탑픽] 세계 최초 4중 나선구조 DNA 발견
[한주의 메디칼 탑픽] 세계 최초 4중 나선구조 DNA 발견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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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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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이번 한 주(9월 5일~9월 11일)도 의학계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4중 나선구조의 DNA가 있다는 사실이 세계 초초로 밝혀졌고,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재발율 및 생존율을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그런가하면 위암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이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4중 나선 구조 가진 새로운 DNA 발견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의학과 김경규 교수・허정환 박사, 한양대학교 화학과 배상수 교수, GIST 화학과 박진주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의학과 김경규 교수・허정환 박사, 한양대학교 화학과 배상수 교수, GIST 화학과 박진주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국내 연구팀이 또 다른 구조의 DNA를 발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 의학과 김경규 교수와 허정환 박사, 한양대 화학과 배상수 교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박진주 교수 공동연구팀은 세포 내에는 ‘AC-motif’ 라는 새로운 DNA 구조가 존재하며 이 구조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60억 염기로 된 사람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는 주변 환경, 세포 작용 및 염기서열 등에 따라 이중나선 구조 외에도 다양한 구조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하지만 단지 몇 개의 구조만 알려져 있고, 그 기능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데닌과 사이토신이 반복되는 염기서열이 마그네슘 존재 하에 4중 나선구조를 갖는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를 ‘AC-motif’라 명명했다.

연구팀은 아데닌과 사이토신이 반복되는 여러 종류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합성하고 이들의 삼차구조 형성 및 금속이온의 영향을 연구했다. 그리고 원편광이색 분광분석법(CD spectroscopy), 자기공명분광분석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형광분광분석법(Fluorescence spectroscopy) 및 분자동력학 계산법을 이용해 AC-motif가 두 쌍의 이중나선이 엇갈린 4중 나선구조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4중 나선구조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될 수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AC-motif’가 ‘CDKL3’라는 발암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음을 세포실험과 유전체 교정기술을 이용해 규명한 것이다.

세포의 모양, 특징 및 기능은 각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들이 발현되고 있냐에 따라 결정된다. 유전자 발현은 세포내·외 신호 및 다양한 인자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원리가 완전히 알려져 있지 않고, 특히 핵산의 구조 및 염기 서열이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번 연구는 ‘AC-motif’ 같은 DNA 구조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을 규명함으로써, 유전자발현조절의 새로운 원리를 제시한 데 더해 질환 관련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신약발굴 연구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재발율 및 생존율 예측 새로운 방법 개발

(왼쪽부터)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재발 위험인자인 '미세잔류백혈병'을 측정, 재발율 및 생존율을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을 가진 여러 그룹의 백혈병 세포들이 한 명의 환자에서 발견되는 '세포유전학적 다형성'(heterogeneity)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변이는 환자의 예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진단시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혈액내과)와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진단검사의학과)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가톨릭혈액병원에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132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식 전후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해 미세잔류백혈병을 정밀하게 측정 및 분석해 재발율과 생존율을 예측하는 내용의 연구이다. 

연구 결과, 이식 전 및 이식 1개월 뒤 미세잔류백혈병이 확인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재발율과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미세잔류백혈병이 확인된 환자는 재발율 44%, 생존율 44%를 기록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재발률이 단 7%에 불과했고, 생존율은 82%에 달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다양한 유전체 변이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어, 여러 유전체 변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고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백혈병 진단시 뿐만 아니라 치료 후 반응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암 환자, 말기신부전 발병 위험 2.29배 높다 

말기신부전환자
말기신부전환자

암 환자의 경우 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장 질환자에서 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발표된 바 있지만, 암 환자에서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불분명했다. 

전남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창성·김수완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247만 3095명의 자료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말기신부전이 없는 암 발생 환자 82만 4365명과 그리고 연령, 나이, 사구체여과율, 고혈압, 당뇨 병력 등이 일치하지만 암 발생 경험은 없는 약 164만 명의 성인 집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암 발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말기신부전의 위험성이 약 2.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 발생 환자를 23종의 세부 암 종별로 나눠 건강인 대비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다발성 골수종이 19배로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나타나 혈액암의 위험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신장암, 난소암, 간암 순이었다. 이는 연령, 나이, 흡연, 운동, 비만, 당뇨 및 고혈압 여부에 상관없이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김수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발생 자체가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새롭게 보여줬다"며 "암 환자는 다학제적으로 신기능 손실에 대한 모니터링과 예방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 가진 동물모델 구축 성공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학과 이용찬, 남기택, 김지현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학과 이용찬, 남기택, 김지현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무균 마우스에 위 질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을 이식하자 위암 전 단계에 보이는 전암성 병변이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학과 이용찬, 남기택, 김지현 교수 연구팀은 경상국립대학교 권순경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사람의 위 조직 또는 위액에서 추출한 위강 내 전체 미생물 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얻는데 성공했다.

해당 마우스 모델을 분석한 결과, 상피화생 또는 위암이 있는 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 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 위 점막에서 염증과 전암 병소인 장상피화생이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또한 1년 간의 장기추적을 통해 이들 무균 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이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어 병변 유발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추적하기 위해 사람과 마우스의 미생물 군집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체 미생물 군집은 마우스에 선택적으로 정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 헤모필루스, 게멜라, 베일로넬라 속 세균은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반면 아커만시아와 박테로이즈 속 세균은 적었다.

특히 환자의 위에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뿐만 아니라 위 속 다른 미생물도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을 보유한 새 동물모델 구축에 성공한 연구로, 마이크로바이옴과 인체 위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암 원인 헬리코박터균,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관여”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위암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헬리코박터균)이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점막에 주로 기생하는 세균으로 위염과 위귀양, 위림프종, 위암 등 각종 소화기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때문에 음식물을 함께 공유하는 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인구에서 특히 감염비율이 높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와 국립의료원 순환기내과장 정재훈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병리과 민경환 교수, 강북삼성병원 병리과 김동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6년 8월부터 2009년 9월까지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과 위생검을 받은 2만 1251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위염의 중증도와 심혈관질환 위험도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전체 대상자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51.2%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됐다. 이들은 감염되지 않은 대상자보다 상대적으로 젊었고(평균연령 42.9세 vs 44.7세) 남성 비율이 높았으나(74.7% vs 69.3%), 혈관건강과 관련된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에서는 두 그룹에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위염의 조직학적 중증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확인한 결과에서 두 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됐다. 체내 헬리코박터균 밀도가 높아 위염의 중증도가 높을 경우 4가지 예측모델의 심혈관 위험도 수치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위염과 위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많은 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학적 소견을 통해 규명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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