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정통 제약사인 종근당과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사가 개발한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 ‘SB11’에 대하 시판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치료제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4조 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SB11’의 상용화에 집중해왔다. 시장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인데, 지난해 9월 전 세계 제약사 중 가장 먼저 유럽 시장에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SB11’에 대한 시판허가를 신청해 최근 정식 허가를 받아냈다.
유럽 허가 절차 진행이 한창이었던 만큼 업계는 ‘SB11’의 국내 허가 신청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SB11’의 국내 허가 신청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퍼스트무버 자리는 종근당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종근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펼친 제약사다. 임상시험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먼저 완료했으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곧바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반면, 종근당은 올해 4월 임상을 완료하고, 이로부터 3달 뒤인 지난 7월 식약처에 자사가 개발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에 대한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보다 한 달 먼저 ‘SB11’에 대한 국내 시판허가를 신청하면서 두 회사는 국내에서 진검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양사 간 허가 신청에는 한 달 차이가 있지만, 식약처가 허가 신청 서류를 접수한 시점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허가 자료를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가 시장 진입 순서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심사 자료에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비슷한 시기에 허가를 획득, 시장 진입 초기부터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루센티스’의 매출 성장세가 매섭다. 그만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성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종근당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력이 중요한 국내 의약품 시장 특성상 허가 시점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으면 선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국내에서 처음 허가 절차에 돌입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향후 두 회사의 격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루센티스’ 국내 시장은 최근 1~2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96억 원이었던 국내 매출(아이큐비아 기준)은 2018년 203억 원, 2019년 300억 원, 2020년 370억 원으로 2019년을 기점으로 급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