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슬기] 말거나 비틀어도, 원래 길이의 12배까지 잡아당겨도 작동하는 전계발광소자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전기장을 가해주면 밝은 빛을 내는 전계발광소자는 디스플레이, 조명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최근에는 금속전극이 아닌 플라스틱 전극을 이용해 휘거나 구부릴 수 있도록 만든 소자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이드로젤처럼 유연한 연성물질을 전극으로 이용해 자유자재로 변형시키거나 잡아당길 수 있는 유연한 소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흐르지 않는 고체상의 전해질로 물성조절이 비교적 쉬운 이온젤이 주목받지만 잘 찢어지고 전기전도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었다.
부산대학교 윤진환·진성호 교수 연구팀은 탄탄한 구조의 젤 소재를 만든 후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 이온성 액체를 소재에 흡수시켜 유연성과 전기전도도를 모두 높인 이온젤을 만들었다.
핵심은 유연한 고분자 사슬과 질긴 고분자 사슬을 각각 그물구조로 만든 후, 이 둘을 서로 교차시킨 데 있다.
유연함과 기계적 강도(인장력, 인장성, 신축성)를 함께 높이고자 서로 성격이 다른 고분자를 접목한 것으로, 기존에는 주로 고분자 사슬 하나를 이용한 방식의 접근이었고 이같은 조성을 시도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젤 소재는 마치 슬라임이나 고무줄처럼 유연 하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도록 했다. 나아가 만들어진 젤 소재에 이온성 액체를 흡수시켜 투명하면서 전기가 잘 통하는 이온젤 전극을 만들었다.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이온젤 전극은 빛을 내면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거나 원래 길이의 12배까지 늘려도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 이온전해질 보다 더 열에 안정적인 이온성 액체를 사용해 0도에서 200도의 넓은 온도구간에서도 소자가 잘 작동되었다.
잘 찢어지지 않는 이온젤 소재는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디스플레이, 디지털 센서, 배터리 개발을 위한 소자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보호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5월 13일(온라인) 자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