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적십자사 병원·혈액사업 공공성 확대해야
<성명> 적십자사 병원·혈액사업 공공성 확대해야
  • 헬스코리아뉴스
  • admin@hkn24.com
  • 승인 2009.07.15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경영합리화추진위원회 경영진단 결과 주시…사업축소, 폐지, 매각 등에 강력대응할 것
- 적십자사 설립취지를 살린 비영리 활동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등 근본대책 세워야

대한적십자사는 2009년 초에 누적적자 해소와 발전방향 수립을 위해 외부인사로 경영합리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첫 사업으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혈액사업과 병원사업의 누적적자가 각각 500억원에 이르면서 일부 혈액원과 병원에서 장기간 임금체불이 이어지는 등 직원들의 고통이 큰 현실에서 우리 노조는 연구용역에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또한 적십자사의 이념인 사랑, 봉사,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적십자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특성화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우리 노조는 최근 사회경제적 상황과 기관의 경영상황을 고려해 향후 적십자의 위상확립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전년도 임금동결과 올해 임금인상분 유예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합리화추진위원회가 발주한 경영컨설팅업체의 중간보고에 의하면 적십자사의 혈액사업과 병원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전망은 유실되고 사업폐지 등 역할 축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 노조는 혈액사업의 개선방향으로 △혈액수가 합리화 △전국 혈액사업장의 회계통합 △분획용 혈장의 완제품 생산 및 판매 인정 △시설장비 현대화 △비정규직 채용지양 및 정규직 채용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 △인사정책의 형평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혈장분획사업과 관련해 적십자사는 완제품 생산과 공급에 제약을 받음에 따라 소중한 국민의 혈액이 민간기업의 이윤추구를 하는데 이용될 수 밖에 없었고, 적십자사의 수익구조도 악화돼 왔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혈액원과 혈액사업장의 회계통합이 되지 않아 기관간 합리적 경영은 기대할 수 없었다.

병원사업장의 개선방향으로는 △본지사 차입금과 은행차입금 해소방안 마련 △시설·장비 현대화 △우수한 의료진 수급방안 마련 △병원 관리직 전문화 교육과정 필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6개 적십자병원이 대부분 탈북자, 외국인노동자, 극빈층 등 의료수급환자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호 진료비 차액도 지원받지 못한 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차입금과 정부·지자체의 지원부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또한 시설장비의 노후화는 환자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다.

혈액사업이나 병원사업은 정부가 해야 하는 공공사업임에도 민간 비영리기관인 적십자사가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지원이 필요할 때는 적십자를 민간기업으로 분류하고 규제할 때는 공공기관으로 분류하는 이중적 태도로 적십자사 혈액·병원사업을 방치해 왔다. 현재 적십자사가 처한 가장 큰 위기는 정부의 이같은 이중적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적십자사 또한 혈액사업과 병원사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관리부실과 경영부실을 키워온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경영컨설팅업체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정부지원 대책마련 등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고 매각이나 폐원 등이 거론되고 있어 부실컨설팅 의혹만 일고 있다. 적자가 나기 때문에 매각하거나 폐원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민간병원이라면 아무나 할 수 있겠지만, 적십자 이념에 맞는 공공성 확대방안을 기대했던 우리 노조는 컨설팅 중간보고 결과에 배신감마저 느낀다.

다만 병원담당 부서를 총재 직속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거나, 혈액사업에 대한 정부지원 부족을 지적한 점을 유의미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극복 방안이라고 하기에는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꼴이다. 컨설팅업체의 최종 보고서가 8월 초에 나온다고 한다. 합리화추진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토대로 경영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보고서의 내용은 신중해야 함에 틀림없다.

대한적십자사와 경영합리화추진위원회는 경영컨설팅업체가 근본적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제출하도록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노조를 대화파트너로 인정한다면 컨설팅업체의 진단과는 별도로 노조의 문제제기와 제안에 귀기울이고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 노조는 8월 초 경영컨설팅업체의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주시할 것이다. 최종보고서의 내용이 혈액사업과 병원사업의 발전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축소, 매각, 폐지 등 공공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담고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공공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혈액사업과 병원사업을 재편한다면 우리 노조는 적십자사의 이념실현을 기원하는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09년 7월 1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