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셀트리온과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이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사가 개발한 독감 항체치료 신약 ‘CT-P27’의 임상2B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합병증이 없는 급성 A형 인플루엔자 감염 시험대상자에서 CT-P27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 등 3가지 항원형으로 나뉜다. 이 중 유행성을 가진 A형과 B형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니다제(N)의 두 단백질 구조로 항원을 구분한다. 셀트리온은 CT-P27로 H와 N 항원 대부분의 신종 바이러스를 치료하겠다는 목표다.
제넨텍도 국내에서 자사가 개발한 독감 항체치료 신약 ‘MHAA4549A’의 다국가 임상2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급성 단순 계절성 A형 인플루엔자 감염이 있으나 그 외에는 건강한 성인들에서 이의 치료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투여되는 단클론항체 MHAA4549A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셀트리온보다 2개월 앞선 지난 8월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제넨텍 역시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현재 환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이어 신약으로 제넨텍 압박
셀트리온과 제넨텍의 독감 항체신약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 회사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20조원(173억달러)을 기록한 바이오 1위 기업인 제넨텍은 자사가 보유한 다수 오리지네이터의 시장 방어를, 셀트리온은 자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로 시장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유럽에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자가면역치료제 ‘리툭산’(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시판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북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또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인 ‘CT-P16’을 개발하고 있다.
허셉틴, 리툭한, 아바스틴은 모두 제넨텍의 오리지네이터로, 매출이 적게는 수억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제넨텍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반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실제 셀트리온이 얀센의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출시한 이후 레미케이드의 처방량 중 상당수가 램시마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최강자와 추격자가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 또다시 맞붙게 됐다”며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로 제넨텍을 압박하듯이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