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동양의 자연철학에 근거하여 발전된 학문으로,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보고 우주의 삼라만상을 음양오행으로 해석하는 관념적 방법에서 정리된 의학이다. 이에 비해 서양의학은 해부학적이고 세포학적인 시각으로 물질 중심의 분석적인 방법에 의하여 발전된 통계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은 인체의 생리를 자연 변화와 연계하여, 보이지 않는 기(氣)의 현상을 관찰한다. 예를 들어서, 봄이면 발생기능이 항진되고, 여름이면 습(濕)의 영향을 받고, 가을이면 건조하여 몸이 가벼워진다. 겨울이면 수장(收藏) 기능으로 몸이 단단해진다. 그러나 서양의학은 자연현상보다는 해부학에 근거한 세포와 조직의 생리를 관찰한다.
진단상으로 볼 때, 한의학은 위에서 설명한 생리와 여기에 순응하지 못한 이유로 인하여 생긴 질병의 원인을 찾아서 원인 치료를 한다. 서양의학은 병의 원인이 어떠한 세균에 의한 것인가를 규명한다. 한의학에서는 자연의 생약초를 처방하여 투약함으로써 병소(病巢)가 존재할 수 없도록 체내 환경을 변화시키고 저항력이 생기게 한다. 외국에서는 한약을 건강보조식품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한의학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생리, 병리, 진단, 치료에서 다르게 출발한 의학이므로, 서로의 특성을 이해·존중하여 각각 다르게 제도화하고 육성 발전 시켜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