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초대형 기술수출 성공 비결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기업 문화였다.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19일 리치칼튼호텔서울에서 개최된 '한국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KPAC) 2015'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원들의 상상력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한편 실패한 과제에 대해 절대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R&D 과정에서 좋을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고 연구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연구자들에게 책임을 물으면 연구할 의욕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가 자리잡았고 이러한 문화가 R&D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장은 이날 개막한 KPAC 2015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약품은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비용이 더 들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쪽으로 R&D 전략을 수립,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후보물질에 R&D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예측 못한 경쟁물질이나 기술이 나와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폐기하기도 했고 글로벌 CRO 전문가가 없어 R&D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올해 세계적인 제약사를 상대로 7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장은 “2010년, 2011년 한미약품에 정체기가 찾아왔지만 1년 이상 R&D 투자를 중단하면 제품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신념 아래 투자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의 미래성장 동력은 중국 시장과 글로벌 신약개발, 글로벌 수준의 생산시설 구축에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중국은 미래 글로벌 제약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약품은 1996년 북경한미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북경한미는 R&D, 생산, 판매 및 마케팅까지 하는 종합제약회사로 발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특히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이 다 팔려 더 팔 것이 없어 보이지만 지금도 총 24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에 들어서 있다”며 “앞으로도 파이프라인 개발과 수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