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억9000만명의 파키스탄이 한국의 의약품 수출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파키스탄 전체 의약품 시장은 연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 수준으로, 내수기업이 현지 수요의 71%를 조달하고 나머지(약 6억6700만달러)는 수입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각축장인 파키스탄 수입 의약품 시장은 어느 한 나라가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다. 파키스탄은 전 세계 69개국으로부터 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한국의약품도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국가별 순위로는 9위, 시장 점유율은 4.2% 정도이다. 이는 1위인 덴마크의 시장점유율이 18.3%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한국 의약품이 선진국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단히 선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파키스탄 의약품 수입 Top 10 국가> (단위 : 달러, %)

파키스탄에서 주로 수입하는 의약품은 백신, 항암제, 당뇨치료제, 면역강화제 등으로, 이 가운데 백신의 비중(약 40.58%)이 가장 높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이들 의약품을 중심으로 질환 발생비율이 높은 분야의 치료제를 개발, 현지 시장을 파고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강봉학 카라치무역관은 “우리 기업들은 파키스탄 사망원인 TOP10 분야 치료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파키스탄은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암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1000명, 그 중에서도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연간 약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 주요 수입 백신 품목>

<파키스탄 질병 사망으로 본 유망 의약품 분야>

파키스탄 역시,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챙겨야할 사항이 있다.

우선 허가등록 과정이다. 파키스탄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1차로 파키스탄 식약청(Drug Regulatory Authority of Pakistan)에 의약품을 등록해야한다. 허가등록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000달러, 등록까지는 보통 1년이 소요된다. 의약품 가격은 식약청 산하 의약품 가격 위원회(Drug Pricing Committee)에서 결정하는데 소비자 상한가를 정해 이 금액 이상은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판매등록을 마친 의약품은 기업들이 직접 최종 소비자를 접촉해 판매해야한다. 따라서 파키스탄 전역에 세일 네트워크를 갖은 대리점이나 에이전트를 발굴하는 것이 파키스탄 진출의 관건이다.

강봉학 무역관은 “파키스탄은 시장이 카라치, 하이드라바드를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과 라호르, 페샤와르, 라왈핀디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으로 구분돼 있다”며 “만일 현지 바이어가 파키스탄 전역에 판매망을 갖추지 못했다면 지역별 에이전트를 고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무역관은 “파키스탄 의약품 시장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추후 상당한 성과가 기대되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무엇보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 때문에 수입 의약품 또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강 무역관은 전망했다. 여기에 파키스탄은 의약품 등록기간이 중국(보통 5~6년)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짧아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임도이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