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의 류마티스 관절염 바이오치료제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가 다국적 제약사 주도의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국적사 로슈로부터 기술 도입해 국내 판매되고 있는 ‘악템라’의 지난해 매출은 36억원. 2013년 1월 초 출시돼 그해 매출이 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00% 이상 성장한 것이지만, 새로운 매커니즘의 신약치고는 매출이 높지 않은 셈이다.
# 새로운 기전의 신약, 아직은 매출 저조 = ‘악템라’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IL-6(인터루킨-6)와 그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해 류마티스관절염 등 IL-6와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바이오 항체치료제다.
JW중외제약측은 “악템라가 기존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인 MTX(메토트렉사이트)나 대표적인 생물의약품 제제인 TNF-α 저해 치료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에게도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며 “기존 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상기도 감염, 위장관계 질환 등의 부작용 외에 새로운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아 안정성 역시 입증했다”고 밝혔다.
# 1차 치료제로 지위 격상 = 이런 효과 덕분일까. 당초 악템라는 기존 치료제를 투여 받다가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2차 치료제였으나, 지난해부터 신규 발병환자에게도 보험이 적용되는 1차 치료제로 변경됐다. 지난해 매출 성장은 이런 영향으로 풀이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인체 면역체계가 자신의 관절을 외부 세균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하지만, 이 염증이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퍼지면서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빈혈, 건조증후군, 피하 결절, 폐섬유화증, 혈관염, 피부 궤양 등 전신을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은 이런 까닭이다.
# “2016년 매출 100억 목표” = 중외제약은 치료가 어려운 류마티스 관절염 시장에 대한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악템라’ 매출을 올해 약 80억원대, 2016년에는 100억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악템라를 100억대의 블록버스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악템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460억원으로 추정된다. 중외가 목표치를 달성하면 시장의 5분의 1 정도를 접수하는 셈이다.
현재 이 시장은 휴미라(애브비), 레미케이드(얀센), 엔브렐(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환자가 증가한 데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악템라도 도입 신약이긴 하지만 현재 국내사가 판매하는 관절염 치료제는 셀트리온 ‘렘시마’와 ‘악템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1990년대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혈액 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TNF-알파와 인터루킨-6)의 발현을 억제해 질병 진행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레미케이드’, ‘엔브렐’, ‘렘시마’ 등이 모두 ‘TNF-알파’ 억제제 방식이다. 반면 ‘악템라’는 IL-6와 그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해 치료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도입 신약이 그렇듯이 제아무리 좋은 신약도 기업의 영업력 등 전반적인 마케팅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유통 채널로 국내 파트너를 선택할 때 고민하는 부분도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실적 부진에 빠져있는 중외제약이 ‘악템라’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