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급평위 개편안 제약사 로비 차단못해”
“심평원 급평위 개편안 제약사 로비 차단못해”
건약, 투명성 확보 전면적 개편 요구 … 잴코리, 로비 시도후 심의 통과”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4.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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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지난 4월 2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사전예고한 ‘약제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 운영규정’ 일부개정안과 관련, 제약사의 로비를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했다.

건약은 21일 심평원에 제출한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운영규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위원회 출석 위원의 비중이 전문가와 공급자 단체에게 편중되어 있다”며 “개정안에 제시된 급평위에 배정된 전문가 단체의 비중을 9명에서 3명으로 낮추고 가입자 단체의 비중을 3명에서 8명으로 증원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건약은 또 회의의 연속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 속기록을 공개하고 제약사 ‘소명기회’ 제도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제약사의 로비가 적발되면 해당 제약사의 해당년도 건강보험 청구액의 일정 비율을 환수하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 강력한 패널티 조항을 신설해야한다”며 “위원 외의 일반인도 로비와 관련한 공익제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약의 이번 의견서는 한국화이자가 지난해 12월 1일 자사의 비(非)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의 건강보험등재를 위해 급여평가위 특정 위원들에게 로비를 시도하다 적발된 것에서 비롯됐다. [아래 관련 기사 참조]

건약은 “잴코리의 급여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제약사의 로비 차단과 위원회의 투명성 개선 대책을 요구했으나, 심평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2015년1월15일 열린 다음 위원회에서 잴코리의 급여를 통과시켰다”며 “심평원이 뒤늦게 내놓은 내부 규칙 개정안이 제약회사의 로비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한 개정안인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운영규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1.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2015년 4월 2일에 사전 예고한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운영규정] 일부개정안에 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제출한다.

2. 본 사안에 대한 의견

○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산하 기구로서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약 1/3이 약제 급여로 인한 지출인 만큼 본 위원회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해당 약제의 임상적 필요성과 경제성,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 등을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 작년 12월 1일 한국화이자는 위원회를 앞두고 특정 위원에게 자사의 제품 ‘잴코리’의 로비를 시도하다 발각되었다. 이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은 잴코리의 급여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제약사의 로비를 차단하고 위원회의 투명성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심평원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심평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다음 위원회에서 잴코리의 급여를 통과시켰고(‘15.1.15), 사건 발생 후 4개월이 넘어서야 내부 규칙 개정안을 내놓았다.

○ 그러나 뒤늦게 심평원이 내놓은 내부 규칙 개정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과연 제약회사의 로비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한 개정안인지 의문스럽다. 개정안은 크게 4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위원회 출석 위원의 비중이 전문가와 공급자 단체에게 편중되어 있다.

1) 전문가 및 공급자 단체의 경우 해당 약제의 임상적 필요성을 주로 주장하나, 심의대상 약제 및 생산 제약사와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전문가 단체의 역할은 급여 심의 시 위원들에게 해당 약제에 대한 전문가적 자문을 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 이미 위원회 산하 소위원회나 관계자 의견 청취 등을 통해서도 충분한 자문이 이뤄질 수 있다.

2) 건강보험 재정을 부담하고 있는 가입자 단체들에게 더 많은 권한이 주어져야 건강보험 재정의 민주적 집행이라는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고 제약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따라서 개정안에 제시된 급여평가 위원회에 배정된 전문가 단체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9명 -> 3명) 가입자 단체의 비중을 대폭 상향(3명 -> 8명)할 것을 요구한다.

2. 회의의 연속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 속기록을 공개해야 한다.

1) 이번 로비 시도 사건은 위원회의 투명성과 신뢰도에 큰 흠집을 남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원들이 공정하고 양심적으로 급여 기준을 평가하고 있음을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2) 또한 인력 Pool제도로 운영되는 위원회의 특성상 전 회차 회의 내용이 참석 위원들에게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위원들이 회의 진행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책임감이 떨어지는 등 연속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3) 따라서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고, 참석 위원들의 진행 상황 인지와 책임감 강화를 위해 전체 위원회의 속기록을 회의 종결 2주 내에 일반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3. 제약사 ‘소명기회’ 제도는 폐기되어야 한다.

1) 이번 개편안에는 제약회사의 음성적 로비를 방지한다며 ‘소명기회’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기존 ‘잴코리’ 사건 당시 한국 화이자는 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의견 진술을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개인 위원에게 접촉을 시도하였다. 이는 제약사에게 소명기회를 아무리 줘도 음성적 로비가 근절되지 않을 것임을 반증한다.

2) 급여 평가 시 제약사들의 의견 진술은 해당 제제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홍보행위에 불과하다. 위원회에서 제약회사가 직접 발언권을 얻는 의견 진술 요청은 즉각 폐기하고 필요시 서면으로만 진술하도록 개정할 것을 요구한다.

4. 제약사의 로비가 발각될 경우 해당 회사에 대한 강력한 패널티조항이 신설되어야 한다.

1) 현재 최대 6개월간 급여 결정을 지연시키는 조항을 내놓았으나, 제약회사의 로비 시도를 근절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 로비가 적발되면 해당 제약사의 해당년도 건강보험 청구액의 일정 비율을 환수하도록 하는 강력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3) 위원 외의 일반인도 로비와 관련한 공익제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 ‘잴코리’ 로비시도 사건으로 인해 심평원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다. 대강의 눈속임에 가까운 기존 개편안으로는 국민들의 눈을 속일 수 없다. 원칙에 따른 공정한 급여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국민들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심평원은 그동안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을 수용하라! 

2015.4.21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표 신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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