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음료, 약인가 독인가?
스포츠음료, 약인가 독인가?
“소비자는 다국적음료회사의 마케팅 희생양”
  • 고현석 선임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7.3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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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해소와 전해질 보충을 위해 사람들이  물처럼 마시는 스포츠음료. 과연 스포츠음료는 인체에 좋은 영향만 미치고 있는 것일까. 다국적 자본에 의한 마케팅에 사람들이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에 맞춰 세계최고의 의학권위지 중 하나인 '영국의학저널(BMJ)'는 스포츠음료 업계에 대한 신랄한 분석을 내놓아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마더 존스' 등 다수의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의학저널은 이번호(7월19일자)에서 “게토레이나 파워에이드 같은 스포츠음료를 전세계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지난 수십년간 일반 소비자와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을 설득하는데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소비해왔다”고 폭로했다.

저널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설득하는 내용은 ‘갈증이라는 인간의 근본적 본능만 가지고는 언제 수분을 흡수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 음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학저널이 관련 논문을 7편이나 게재하면서 집중적으로 스포츠음료 문제를 다룬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 英 의학전문지, 논문 7편 이례적 게재 … 스포츠 음료 문제점 집중 조명   

중심 논문은 ‘게토레이’ 제조사인 펩시코(PepsiCo), 올림픽공식 후원사이기도 한  ‘파워에이드’ 제조사 코카콜라, 영국인들이 많이 마시는 스포츠 음료인 ‘루코제이드’ 제조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기업과 스포츠 연관 기관·단체 간의 뿌리 깊은 자본유착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 자본과의 유착이 스포츠·의학 전문가 그룹에게 영향을 미쳐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의 위험성을 과대 포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논문의 주제 중 하나다. 보험사가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마케팅에 직결시켜 잉여자본을 축적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널에 따르면, 펩시코의 브레인탱크격인 '게토레이 스포츠과학 연구소(GSSI, Gatorade Sports Science Institute)'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인간의 몸은 완벽한 항상성 유지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 탈수현상을 미리 감지해 내고 이에 반응할 수 있다’는 생물학적이고 객관적인 '팩트'에 흠집을 낸 것이다.

◆ 게토레이 스포츠과학연구소, 인간의 생물학적 팩트에 흠집  

논문은 이 연구소 역대 소장중 한 명이 “인간의 갈증 메커니즘은 체액 부족에 대한 단기 지표 역할을 하기에는 매우 부정확하다”라는 '선언'에 가까운 자신의 발언을 '믿을만한 근거가 거의 없는 상태(on little reliable evidence)'에서 자랑스럽게 여겼다고까지 밝히고 있다.

이번 저널에 실린 다른 논문은 “유럽 내 식품관련 평가를 담당하는 유럽식품안정청(EFSA)조차 스포츠 음료 관련 승인 과정에서 '결함이 있는' 보고서에 의존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밖에도 저널은 스포츠 음료를 다룬 상당수의 웹사이트가 '의심이 가는' 데이터에 기초해 긍정적인 정보를 싣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아예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저널에 실린 논문들은 “스포츠 음료에 관련된 연구들의 상당수가 일반인들이 아닌 극도의 체력을 소비하는 일부 운동선수에 초점이 맞춰져 이뤄졌다”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일반인들에 적용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 다국적 음료회사, 매출신장 위해 일반인 기만

스포츠 음료와 관련한 칼로리 과잉공급 문제 제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거대자본을 무기로 하는 다국적 음료회사들이 매출신장을 위해 일반인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실제로 스포츠 음료 시장은 매우 수지가 맞는 시장이며 매출 또한 해마다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매출만해도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엄청난 매출 뒤에는 코카콜라가 런던올림픽 공식 후원사라는 '매우 좋게 포장된'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다. 

저널은 스포츠 음료 소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꼭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하는가? 이 질문의 대한 저널의 대답은 “절대 아니오”이다. 흔히 마시는 물이면 충분한데 영양과잉의 위험이 있는 스포츠음료를 마실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 “수분 과잉공급 인체에 독”

그렇다면, 스포츠 음료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전해질 불균형 조절 기능은 어떤가? 저널은 “아직까지 음료사의 이론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논문 저자들 중 한 명인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스포츠과학과 티모시 노욱스 교수는 “수분부족, 탈수 보다 인체에 오히려 더 위험한 것은 과다수분보충(overhydration)이며, 사망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요소도 탈수가 아닌 수분과잉에 더 있다”고 경고했다.

노욱스 교수는 수분과 전해질이 즉각적으로 보충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인체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 근거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난 40년 동안 다국적 음료회사들의 마케팅 희생양 역할을 자쳐 했던 것”이라며 “최적의 수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스포츠 음료를 섭취하는 것은 완벽하게 잘못된 일”이라고 충고했다. 

영국의학전문지의 이번 보도는 ‘가장 좋은 보약은 깨끗한 물 한 잔’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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