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시간에 조명 전원을 내려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4일 TV, 모니터, 은은한 침실등에서 나오는 불빛이 우울증 등의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미 오하이오주립대 메디컬센터의 최근 연구결과를 전했다.
연구팀은 햄스터를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야간에 희미한 불빛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단 몇 주 만에 우울증 증세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야간 조명 상태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햄스터들은 낮-밤 패턴에 따라 밤에 조명에 노출되지 않은 정상적인 햄스터들과 비교했을 때, 신체활동이 둔화되고 햄스터들에게는 진수성찬과도 같은 설탕물에 대해서도 훨씬 적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실험대상 햄스터들을 물에 집어 넣었을 때는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햄스터들의 이러한 반응은 대뇌 측두엽의 해마의 상태변화로 인한 것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기분장애 외에도 야간 인공조명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올 초 미 의학협회(AMA)는 야간조명이 24시간 주기리듬을 교란시키고 인체의 정상 호르몬 반응을 변화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의학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이 조명 없이 어둠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으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된다. 멜라토닌은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야간조명에 의한 24시간 주기리듬 변화는 비만, 당뇨, 불임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연구팀 수석 연구원 트레이시 베드로지언 박사는 "인간이 야간조명에 집중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한지는 약 50년 정도"라며 "50년 전부터 우울증 환자가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 정신과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