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서양의학에서 뇌는 몸과 심장의 기능을 컨트롤하는, 소위 사령탑과 같은 중요한 일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천 년 전에 태어난 동양의학에서는 뇌를 어떻게 생각하였을까요?
사실 동양의학의 장기 중에는 뇌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뇌가 없는 동양의학으로도 뇌의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단·치료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양의학에서는 뇌의 기능이 ‘오장육부’라고 하는 장기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오장육부’는 우리들도 일상적으로도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본래는 동양의학에서 생각하는 내장 전체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오장이란 심장, 간장, 비장, 폐장, 신장의 다섯 가지 장기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육부는 담(쓸개), 위, 소장, 대장, 방광의 다섯 가지 장기에다가 또 하나 ‘삼초’라는 생소한 이름의 장기를 더하여 합계 6개의 장기로 이루어집니다. 삼초는 물의 대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해부학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삼초가 뇌는 아닙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이들 오장육부의 작용으로 인간이 건강하고, 또 오장육부에 이상이 생기면 병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뇌의 기능은 오장육부로 분산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장에 뇌의 기능을 부여한 일례로 ‘오지(五志)’라고 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오지란 오장이 다양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즉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은 각각 화, 기쁨, 배려(친절), 슬픔, 두려움이라고 불리는 5개의 감정을 만들어냅니다.
만약 이들 감정이 너무 고조되면 각각의 장기에 이상이 생긴다고 여겼습니다. 즉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의 이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현대의 스트레스 의학과 똑같은 사고방식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뇌의 기능이 몸속의 장기로 분산되어 있다는 사고방식은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라고 하는 개념의 기초 인 것 같습니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