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복잡하고 긴 체외공정 절차없이 체내에서 CAR-T 세포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미국 애브비(Abbvie)가 확보했다.
4일(현지 시간) 애브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 우모자 바이오파마(Umoja Biopharma)와 CAR-T 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의 개발을 위한 두 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첫번째 계약은 애브비가 우모자 바이오파마의 ‘비보벡’(Vivovec) 유전자 전달 독점 플랫폼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계약은 우모자의 CAR-T 치료제 후보물질 ‘UB-VV111’의 개발을 애브비가 이어 받아 주도한다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
두번째 계약은 애브비와 우모자가 공동으로 CAR-T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여 최대 4개의 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두 계약에 따라 애브비는 최대 14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우모자에 지불한다.
우모자 기술, 복잡한 공정 절차 필요 없어
CAR-T 치료제는 환자에서 T세포를 수집하고, 암세포의 특이적인 부분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여 공정하는 세포 치료제다. 키메라처럼 조작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T세포)라고 불린다.
이 약물은 말기 혈액암 환자에서 1회 투약만으로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기적의 항암제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CAR-T 치료제의 상용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있는데, 바로 공정 과정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약물 제조 과정은 ①먼저 환자의 T세포를 수집하고 ②전문 제조시설에서 형질 도입 과정을 거쳐 T세포의 수용체가 발현되도록 조작하고 ③암세포의 항원을 표적하도록 설계한다. 이어 ④세포의 품질과 순도를 엄격하게 검사하고 ⑤투약을 위해 치료 시설로 다시 배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 환자에게 최종 투약을 하기까지는 보통 3주에서 5주가 소요된다.
②~④ 과정이 가장 까다로운데, 이는 CAR-T 치료제 제조 과정이 아직까지 완전히 자동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50번 이상 사람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 수동 처리 단계가 요구되고, 이를 시간으로 계산하면 약 80시간이 걸린다.
우모자의 ‘비보벡’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차세대 CAR-T 치료제 제조 기술이다. ‘비보벡’은 유전자 치료제 전달에 주로 활용되는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벡터를 활용하여 항종양 활성을 지닌 CAR-T 치료제를 체내에서 직접 생산하도록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술은 바이러스 벡터 기반 나노입자를 환자의 림프절에 주입하여 T세포의 활성을 유도, 암 표적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재조합 유전자를 전달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CAR-T 치료제의 경우, 주입하기 전 환자는 화학 요법을 받아서 체내에 있는 혈액 세포를 미리 제거하므로 감염 위험이 높은 반면, 우모자의 ‘비보벡’ 기술은 이같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모자의 ‘비보벡’ 기술은 CAR-T 치료제 생산의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AR-T 치료제의 대중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비보벡’ 기술이 재조합된 유전자를 전달하는 일종의 유전자 치료제인 만큼, 생산 단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유전자 치료제의 1회 투약 비용은 평균 100~200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13~26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