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성별에 따라 우울증 위험도 달라”
“직장 내 괴롭힘, 성별에 따라 우울증 위험도 달라”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 연구팀 규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우울증, 남성 근로자에게 더 큰 영향

“성별에 따른 우울증 관리 대책 고민해야”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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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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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뇌졸중 머리 두통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우울증 위험도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 일산차병원 정슬아·김민경 교수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심케어 서비스(직장인 마음 건강 증진 서비스)를 이용한 우리나라 19~65세 근로자 1만 2344명(남성 7981명, 여성 4363명)을 대상으로 우울 척도 검사와 괴롭힘 경험을 설문조사로 조사했다.

우울증은 우울증 척도 검사에서 16점 이상인 경우로 판단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최근 6개월 기준 직장에서 괴롭힘(의도적 모욕, 희롱, 폭언 등)이나 의도적 따돌림(소외, 냉대 등)경험으로 판단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우울증의 연관성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척도 평균 점수는 괴롭힘을 경험한 남녀 직원 모두 괴롭힘을 경험하지 않은 직원보다 더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과 우울증 유병률의 연관성은 남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지만 남성 직원들 사이에서 더 강한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는 괴롭힘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 근로자에 비해 우울증 유병률이 3.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근로자의 경우 5.2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 경험과 우울증은 남성 근로자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남성 근로자의 경우 ▲나이가 많고 ▲학력이 높았으며 ▲결혼을 했고 ▲근속연수가 길었으며 ▲주당 근무시간이 길었고 ▲소득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여성 직원들의 경우 남성 직원들에 비해 직장 내 괴롭힘의 사례가 더 많았다. 고용 분야에 관계없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여성 직원이 더 많다는 다른 연구와 일치한다. 특히 조직 내 하위 계층의 위치에서 근무할 때 여성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데 더 취약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여성 직원들은 미혼인 경향이 있었고 주당 근무시간이 더 많았고 소득은 더 낮았다”며 “이러한 패턴은 여성 직원들이 초기 경력 단계에서 괴롭힘에 직면할 수 있는 반면, 남성 직원들은 특히 고학력 및 고소득자들 사이에서 직장 경쟁으로 인해 나중에 괴롭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직장 내 괴롭힘이 남성 직원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이유를 2가지로 꼽았다. 첫째로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가정에서의 경제적 기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인관계를 직업에서의 성공과 경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두 번째로 남성 직원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괴롭힘 행동에 대한 노출 수준이 높고 심각하다고 여겨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 직원들의 경우 의무적인 군대 경험이 있고 회복력을 남성성과 동일시하고 괴롭힘을 인정하는 것을 약점의 표시로 보는 가부장적 규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

조성준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재확인했을 뿐 아니라 성별에 따른 우울증 관리 대책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연구”라며 “특히 군인이나 간호사와 같이 성별 쏠림 현상이 심한 직업 및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교육과 사회적 인식의 증진이 필요하며 향후 연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를 우울증 발병에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구체적 요인에 대한 분석과 치료적 개입의 효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sciences’에 ‘Gender Differences in the Association between Workplace Bullying and Depression among Korean Employe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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