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원제약이 경구용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인 ‘피레스파’의 흡입형 제제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에서 관련 기술을 도입한 것을 고려할 때 상용화 추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피르페니돈 고농도 함유 액상 흡입제제’에 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피르페니돈은 ‘피레스파’의 주성분으로 국내에서는 경구용 제제로만 판매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아 시판 중인 피르페니돈 성분 제제는 일동제약의 ‘피레스파’를 비롯해 코오롱제약의 ‘피레스코’, 영진약품의 ‘파이브로’, 한국유니온제약의 ‘유니페니돈’ 등 4개에 불과하다. 이 중 오리지널 제품인 ‘피레스파’는 지난해 매출이 350억 원에 이른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국내 환자 수가 1만 8000여 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으로, 이를 고려하면 피르페니돈 성분 제제 시장 규모는 작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제네릭 출시에도 오리지널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원제약의 흡입형 개량신약 개발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대원제약이 개발을 추진 중인 ‘피르페니돈 고농도 함유 액상 흡입제제’는 피르페니돈 또는 이의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 및 구연산(시트르산) 또는 이의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을 포함하면서 공융(共融) 조성비를 갖는 조성물로, 피르페니돈을 고농도로 포함하며 안정된 에멀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이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고, 이후 대원제약이 이 기술을 도입하면서 특허권을 함께 넘겨받았다.
일반적으로 경구를 통한 약물의 투여는 위장관에서의 약물 흡수 이후 간에서의 대사를 거친 후 일부 약물만 환부에 도달해 약효를 나타내게 된다. 이와 달리, 정맥 또는 폐 모세혈관을 통한 약물의 투여는 대사를 거치지 않고, 약물이 곧바로 혈액에 흡수된 뒤 환부에 작용한다.
특발성폐섬유증은 질환이 발생하는 장기가 폐라는 점과 약물의 투여 경로로서 폐 모세혈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흡입형 제제의 이점은 작지 않다. 실제 호흡기계 질환 치료제 중 상당수는 흡입형 제제인 경우가 많다. 대원제약이 연구팀으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피르페니돈 고농도 함유 액상 흡입제제’ 후속 개발에 나선 이유다.
특허청이 공개한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피르페니돈 고농도 함유 액상 흡입제제’는 피르페니돈과 구연산 공융 조성물의 나노에멀젼 형태다. 용해도가 피르페니돈 성분을 그대로 녹였을 때보다 최대 14배 높아서 피르페니돈을 고함량으로 폐에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체이용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에어젯 네뷸라이저를 이용해 동물에서의 약동학 실험을 진행한 결과, 피르페니돈과 구연산 공융 조성물을 포함하는 나노에멀젼은 실험동물의 폐에 피르페니돈을 고농도로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폐에서의 최대 혈중 농도(Cmax), 반감기(T1/2), 혈중농도-시간 곡선하면적(AUCinf) 등 주요 평가항목이 피르페니돈 성분을 그대로 물에 녹여 네블라이저로 흡입시켰을 때보다 유의미하게 높아서 흡입 가능한 분무형 액상제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특발성폐섬유증은 확인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폐포벽에 섬유화가 진행, 점진적으로 폐 활동 등 폐 기능을 감소시키다가 결국 호흡곤란에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환자의 약 50%는 5년 이내 사망에 이를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규정돼 있다.